휴대전화 사달라는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네요. <휴대전화 전자파 때문에 벌 집단 사망>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 휴대전화 전자파 때문에 벌들이 길을 잃고 집단 사망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세계 양봉가들은 벌통의 벌떼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는 CCD(벌떼 폐사 장애) 현상을 호소하고 있다. 여왕벌과 알, 몇 마리 미성숙 일벌만 남긴 채 벌통 속 벌들은 모두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아마도 벌집을 향해 돌아오던 중 길을 잃고 어디에선가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양봉가들은 이 현상이 작년 가을 미국에서 시작돼 이제 유럽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주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 현상을 호소했고, 서해안과 동해안 양봉가는 상업적으로 키우는 벌 중 60∼70%를 이렇게 잃었다고 말했다. CCD는 그 후 독일,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로 번졌고, 지난주 런던의 최대 양봉업자인 존 채플은 40개 벌통 중 23개가 빈 벌통이 됐다고 보고했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서부 잉글랜드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은 15일 보도했다. 벌떼의 실종은 매우 우려스런 일이다. 전 세계 작물 중 대부분은 벌의 수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박사는 한때 벌이 사라진다면 “인간의 수명은 4년 안에 끝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아직 아무도 벌떼가 집단 사망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유전자변형 작물, 지구 온난화, 살충제, 진드기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독일 란다우 대학의 연구진은 휴대전화가 근처에 있을 때 벌들이 길을 잃고 벌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다. 이 연구를 실시한 요켄 쿤 박사는 휴대전화가 CCD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연구진은 전력선 근처에서 벌의 행태가 변한다는 것을 오랫동안 관찰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에 휴대전화 위험성에 대한 미국 정부 차원의 대규모 연구를 실시한 조지 카를로 박사는 “휴대전화 가설이 맞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독일 과학자들의 주장을 옹호했다. 휴대전화는 이밖에도 뇌종양 위험을 높이고, 두뇌세포를 파괴하고, 정자 수를 감소시킨다는 주장이 과거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