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시민탐사 ①] 한남정맥 시민탐사단 출발

2007년 5월 15일 | 한남정맥•공원녹지

지난 12일, 한남정맥 첫 탐사지로 결정된 한남정맥 끝자락인 문수산을 시민들과 함께 찾았다. 한남정맥의 첫 탐사를 응원하는 듯 아침까지 내리던 세찬 비는 어느새 사라지고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5월의 숲과 개울이 우리를 반겼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림은 전쟁, 산불 등 훼손 이후 새롭게 조성된 2차림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송홍선박사의 설명을 들으며 민간인통제구역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였다. 문수산의 산림도 역시 2차림으로 30~50년생 정도의 수목층이 형성,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의 참나무류와 소나무가 교목층을 이루었고, 팥배나무, 물푸레나무, 산사나무 등이 아교목층을, 생강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싸리나무류 등이 관목층을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문수산 정상을 중심으로 서쪽 사면 1만여평에 걸쳐 서어나무군락지가 확인되었고 일부구간의 경우 분꽃나무, 야광나무, 올괴불나무, 참회나무 등 다양한 수목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 이슬을 머금고 피어난 참회나무꽃 문수산 정상을 향할수록 안개가 자욱하여 태고적 숲의 모습을 닮은 풍경과, 꿈속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하였지만 탐사대원들은 이런 기회가 아니면 이와 같은 날씨에 산을 찾을 기회가 또 있겠느냐며 우리에게 주어진 날씨를 즐거운 마음으로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날씨가 맑았다면 민둥산의 북한 개풍군과 저어새 번식지로 알려진 유도가 한눈에 들어왔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 짙은 안개속 숲의 향기는 더욱 진하다 문수산을 내려온 뒤 빗줄기가 다시 거세진다. 일정을 변경하여 숙소로 정해진 월곶면 군하리 마을복지회관으로 몸을 옮겼다. 복지회관에서는 용강리 습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매화마름을 봤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는 하천탐사팀과 마을이장님이 비맞은 마루금탐사팀을 맞이하였다. 이곳 군하리는 문수산 아래 마을로 포내천을 따라 늘어선 논들이 근사한 풍경을 만들고 있는 아름다운 시골마을이었다. ▲ 용강리 습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식물 매화마름 여정을 풀고 마을이장이신 안숙근님과 김포경실련 신성식님과의 대화를 통해 남북한분단으로 자연생태계가 보전되고 있는 한강하구가 철책선 제거문제와  김포와 파주의 신도시 난개발문제, 모래채취 문제 등으로 거세게 개발압력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군하리 마을회관에 둘러앉아 지역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특히 한남정맥에서 발원한 하천인 포내천을 살리기 위해 마을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는 이장님 말씀에서는 마을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그러나 김포의 도시개발로 도축장과  같은 혐오시설들이 외곽지역인 이곳 군하리로 이전될지도 모른다며 우려의 말씀을 끝으로 다음날 수안산 산행을 위해 뜨거운 방바닥에 침낭을 폈다. 마을 이장님 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환대로 편안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일정인 수안산으로 탐사단들은 일정을 옮겼다. 수안산은 147m의 낮은 산이지만 산에 올라보니 신라신대 때 산성과 봉수대가 놓여져 있던 그 당위성이 느껴지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한남정맥의 문수산 일대 구간과 앞으로 이어지게 될 가현산, 계양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루금 한가운데 올라온 마을부터 신도시 개발로 솟아오르고 있는 김포 신도시 일대, 우후죽순 밀집해있는 공장단지들까지 환경에 있어 경시되어 있는 김포시의 현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 김포시에 밀집해있는 붉고 푸른 지붕의 공장들(지난 3월 답사사진)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에 의하면 실제 김포시에 들어선 공장단지들은 야산아래에 자리 잡혀 있던 오래된 소규모의 마을들의 가구들을 조금씩 사들여 공장들이 들어서고 주변 마을을 붕괴시켜 곳곳의 공장단지들을 조성해왔고 5,000여 곳이 넘는 불법공장들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난립으로 조성된 공장단지에는 오폐수 처리 시설이 있을 리 만무하고 이에 따른 폐수는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 수계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단순한 종주개념의 한남정맥을 넘어서 환경과 생태, 지역에 대한 이해를 하며 진행될 한남정맥 시민탐사 일정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 계곡을 따라 내려온 하천은 논사이를 지나 바다로 흘러간다 ▲ 민속식물학 박사 송홍선선생님으로 부터 듣는 나무의 식생 ▲ 비온뒤 맑게 개인 수안산을 걷는 발걸음은 가볍다 ▲ 오랜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옛고갯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