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과 서해5도 평화의 섬,백령도(1)

2010년 11월 8일 | 점박이물범


인천에서 뱃길로 4~5시간, 서해의 최북단 섬 백령도에는 멸종위기에 놓인 국제적 희귀종 점박이물범이 서식한다. 몸길이 1.6~1.7m, 체중 80~120kg정도의 점박이물범은 얼음위에서 새끼를 낳는 습성이 있어서 원래 북위 45도 이북의 북극권에 분포하지만, 특이하게도 북위 38도 이남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도 서식하고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 점박이물범이 백령도에서 서식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1801~1814년 편찬한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기각류 1종을 서술하고 있는데, 올눌수(膃肭獸)라 한다. 학자들은 바로 이 올눌수를 점박이물범으로 추정한다.

오랜 세월동안 백령도를 삶의 터전으로 서식해온 백령도 점박이물범은 북극권 점박이물범과 동일한 개체이지만, 수세기에 걸친 서식환경의 차이 때문인지 배열이 다른 유전자를 갖고 있다. 따라서 유전자의 독자성을 갖고 있는 백령도 점박이물범에 대한 보존, 보호가 절실하다. 그러나 1940년대에 약 8,000천 마리가 서식했던 반면, 중국의 불법밀렵 및 환경파괴 등으로 인하여, 1980년대에는 2,000여 마리로 급격히 감소하더니, 현재는 그 개체수가 200여 마리도 채 안 된다. 


본인이 활동가로 몸담고 있는 인천녹색연합과 녹색사회연구소는 이처럼 멸종위기의 백령도 점박이물범을 살리고자, 더불어 천안함 사건으로 사람들에게서 점점 잊혀져가지만 정작 섬 안은 평화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백령도의 관광자원을 활성화하여 생활고에 허덕이는 섬 주민들의 경제난 극복에 보탬이 되고자, 올해부터 ‘백령도 점박이물범 생태관광 시범사업’을 계획 및 진행하고 있다.
 
1차는 지난 2010년 9월 성황리에 끝마쳤고,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2차 진행이 확정 되었는데, 앞으로 인천의 바다를 사랑하라는 계시였을까? 이번 2차 백령도 점박이물범 생태관광에 운영진으로 참여하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인천녹색연합에서 활동가로 활동을 시작한지 한 달 보름여, 여타 활동가들은 가고 싶어도 기회가 잘 닿지 않는 점박이물범의 고향 백령도를 이토록 빨리 체험하게 되니 기쁨과 설렘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출발 당일 오전 8시 50분 인천항 여객터미널에 관계자와 시도군 주민홍보를 통해 참여한 참가자를 포함하여 총 인원 25명이 대망의 백령도를 향해 드디어 출발하였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마시며 쾌속선에 올라타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본 날씨는 일기예보대로 맑았다. 아니, 맑다 못해 청명함 그 자체였다. 아쉽다면 구름이 적었던 부분이지만 욕심은 끝도 없는 법, 안개가 껴서 조망이 흐리지 않은 것만 해도 어디인가. 맑고 깨끗한 파란하늘을 열어준 하늘에게 감사했고, 동시에 4~5시간 후면 도착하는 백령도의 자태를 생각하니 더욱 설레었다.

 

인천의 상징이 되어가는 인천대교를 지나 소청도, 대청도 거쳐 갈 때쯤 약 30분정도 일정이상의 파도에 쾌속선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일행 중 배 멀미를 하시던 어머니 몇 분께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지만, 체질에 맞는지 어린이 바이킹을 타는 듯했던 요동에 나도 모르게 입가 한쪽이 올라가고 작은 탄성이 새어나왔다.
  

예상 소요시간을 딱 맞혀 도착한 오후 2시 백령도 용기포항. 입항을 알리는 방송에 따라 선상으로 나오자 용기포 항 기암절벽이 따사로운 오후 햇살을 머금은 채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사진 속 용기포 항 기암절벽 뒤편에는 백령도 비경 두무진을 축소해놓은 듯한, 일명 작은 두무진이 있다고 한다. 그 곳에는 아주 오랜 옛날 용 한 마리가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데, 실제로 살았던 것일까? 용이 휘휘 휘젓고 비집어 다녔을 법한 용굴(龍窟)이라 불리는 해식동굴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뽐내고 있다한다.
 
하지만 이번 일정상 들르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빼어남을 자랑하는 백령도의 천연경관이 이외에도 무수히 많음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이내 용기포 항 기암절벽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렇듯 짧지만 인상 깊었던, 주민과 군인이 한데 섞인 듯 오고가는 풍경에서 이색적인 느낌까지 들었던, 백령도의 관문 용기포 항을 거치며 시작된 백령도 점박이물범 생태관광.
  

세계에 두 곳 밖에 없는 천연활주로 중 하나인 사곶 사빈과
 


형형색색 다섯 색깔의 자갈들로 이루어진 콩돌해안,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비경 두무진과
 

용이 승천하는 형상을 닮았다하여 불러진 용트림절벽,
  

효녀 심청의 인당수가 보이는 심청각과 백학에 얽힌 백령도 지명 유래 및 전설,

 

칼슘의 보고 까나리액젓 공장견학과
  

온 주민이 함께 하는 대후리의 진풍경 등, 2박 3일 동안 그 황홀했던 백령도의 이야기들을 몇 편의 수필로 엮어 연재하려 한다. 백령도에서 담아온 추억들을 한편의 수필로 적어 옮기기엔 왠지 아쉽다는 마음에서다.
 
앞으로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라며, 특히 서해바다의 마지막 제왕 점박이물범과 백령도 주민들의 소박하고 情이 묻어나는 삶의 이야기에 무한한 관심을 보내주시길 희망한다.

-인천녹색연합 수습활동가 맹재흥(점박이물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