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에서 2011년에 ‘NGO아카데미’를 진행해 다양한 분야의 시민운동을 이해하는 14강의 강의가 있었고 강의 수강자 중 10명의 시민단체 활동가가 11월 20일부터 26일까지 6박7일간 필리핀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밤12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필리핀 마닐라의 공기는 후텁지근했다. 추웠던 한국과 상반되는 날씨였다. 그제서야 필리핀에 도착한게 실감이 났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필리핀의 한 마을

필리핀은 빈부격차가 심한 곳이다. 필리핀의 빈(貧)을 극도로 보여주는 곳 중 하나인 일명 ‘쓰레기산 마을(쓰레기매립지 주변에서 거주하는 단위)’에서 하루 묵었다. 총 11명이 2-3명씩 짝을 지어 한 집에 묵으면서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먹을 것을 준비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내가 묵었던 집은 3대가 살고 있었는데, 상하수도관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주위에서 물을 길어왔고 벽도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 천 등으로 칸막이를 설치해놓았다. 또한 그렇게 만든 방도 좁아 두 다리를 뻗고 자기에 힘들었다.
주거환경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거주지역이 대부분 타지인의 사유지이기에 소유주의 의지에 따라 철거가 되고 이주민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렇게 주거권이 열악한 지역의 시민단체가 주민들의 주거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우리가 방문한 담파(DAMPA), 주민조직연합회, 유피에이(U.P.A)도 거주권 확보를 위해 활동했다.
주거권 확보를 중점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와의 만남
그 중에서도 유피에이(U.P.A)는 주거권 확보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정부는 사회소외계층보다는 기업 등 있는자의 편이기 때문에 정부만을 기다리면 주거권에 대한 문제해결이 어렵고, 민간(시민단체)이 나서는 것은 당사자(철거민)가 배제될 수도 있고,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나서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가난한 이들이 모여 필요로 하는 것을 논의하고 정부에게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요청’ 이 아닌 ‘요구‘ 라는 것을 강조했다. 가난한 이들이 정부에게 필요한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주거권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강제철거로 인한 이주민들 지원활동, 철거이후 안정적 주거확보, 땅매입 활동 등이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주민조직연합회의 땅매입 활동이었는데, 땅 주인이 누군지 파악하고 땅을 구매하는 것이다. 땅주인에게 직접 구매하든지, 정부가 대신 땅을 구입하고 정부에게 땅값을 갚아나가기도 한다. 3건의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주민조직연합회 활동지역의 1,000가구 정도가 철거 위험에 있으나 일부 주민들은 본인이 살고 있는 땅이 사유지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기에 그 사실을 알려내는 활동도 한다.
이 외에도 비싼 값의 수도, 전기, 약를 공급하는 일, 자연재해복구 및 예방, 정부의 사업으로 인해 지역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협상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면적의 땅이 사유화 되어 있고, 사람에게 꼭 필요한 재화들을 민영화하려는 움직임들이 있다. 사유화 된 땅은 소유주의 이익에 따라 개발․파괴될 수도 있고, 생존필수재화들이 민영화되면 그 값이 올라 사회적 약자가 그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든 필리핀에서든 사회적 약자가 열악한 환경에 사는 것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환경파괴의 피해를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씁쓸했다. 씁쓸함과 함께 내내 밝게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던 아이들을 포함한 마을 주민들의 얼굴들이 아직도 떠오르며,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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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에서 진행한 ‘NGO아카데미’에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14강의 강의 후 인천녹색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 활동가 10명이 6박7일간 필리핀 연수를 다녀왔다. 주민조직 및 환경보전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를 방문하였고, 활동가들간의 네크워크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연수를 다녀온 박주희 활동가가 두 차례에 나누어 소식지 및 홈페이지에 연재한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에서 진행한 ‘NGO아카데미’에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14강의 강의 후 인천녹색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 활동가 10명이 6박7일간 필리핀 연수를 다녀왔다. 주민조직 및 환경보전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를 방문하였고, 활동가들간의 네크워크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연수를 다녀온 박주희 활동가가 두 차례에 나누어 소식지 및 홈페이지에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