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2012년도 5월까지의 인천항 연안여객수가 2011년 대비 14% 증가했다. 인천도서지역의 관광이 활발해 짐은 인천 섬의 가치가 알려지고 인정받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많은 수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도로를 만들고, 숙소 등 편의시설을 만듦으로 인해 섬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훼손시키고 있다.
인천 서구의 유일한 유인도인 ‘세어도’ 또한 자연환경과 문화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되면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세어도에 100명 정원의 여객선을 1일 2회 정기 운항 할 계획에 있는데,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무분별하게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1년 발표한 ‘섬 관광의 동향과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 에 따르면 섬을 찾는 주요 동기는 한적하고 정적인 분위기, 육지와 구별되는 특별한 경관, 개발되지 않은 섬의 자연을 보기 위해서이며, 섬 방문시 가장 하고 싶은 활동도 휴식, 휴양, 경관감상이다.
세어도는 섬 관광의 동향에 적합한 환경에 있다. 전력 공급이 된지 5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외부의 영향을 덜 받고 있어 비교적 자연환경도 잘 보전되어 있고 가옥구조도 옛 구조를 잘 간직하고 있다. 만약 세어도에 무분별한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섬을 찾는 주요동기를 상실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특히나 총 해안선이 4.2km에 지나지 않는 작은 규모의 세어도의 지나친 개발과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는 섬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결국 볼거리 없는 섬, 번잡스러운 섬이 될 뿐이다.
따라서 세어도의 특성을 고려해 발전방향을 잡아야 한다. 더불어 주5일 근무제 확대, 주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여가활동이 늘어나고 있는데 단순히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양질의 여가활동을 선호하는 흐름도 반영해야 한다.
세어도에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숲길이 있고, 갯벌과 바다를 볼 수 있으며, 60세 이상의 고령층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생태․인문학적 특성과 더불어 지리적인 특성을 고려했을 때 조용한 세어도에서 자연생태를 접하면서, 사람들과 만나면서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을 치유해 주는 섬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생태탐방이 아니라 자살청소년이 급증하고, 청소년 10명 중 1명이 학교폭력에 노출돼 있는 현 시대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타 생명체을 존중하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인천녹색연합에서는 올해부터 중학생 40여명과 매달 1회, 환경전문교육을 받은 교사1인이 15명 이내의 참가자들을 인솔하여 세어도에서 풀꽃나무, 갯벌 및 해안모니터링, 인문조사, 그리고 참가가들간 이야기 나눔을 한다. 이 생태교육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이야기 나누며 과거의 삶과 지혜도 알게 된다. 또한 전망대 등 한적한 곳에서 참가자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공감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떨쳐낸다. 빡빡한 학업 일정 속에서 한 달에 한번 이렇게 세어도에서 쉬어 간다. 이러한 내용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직장업무, 가사일 등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성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세어도가 생태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질 높은 생애주기별 생태교육의 내용, 화장실, 식수대, 식당 등 최소한의 기반시설, 1일 방문객수 제한이다. 지나친 시설과 지나친 수의 방문객은 섬에 방문하는 동기인 생태경관과 한적한 분위기를 해치고, 질 높은 생태교육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어도 주민이 주체가 되어 내용을 채워나가고 진행하며, 이로 인한 수익이 골고루 분배되어야 한다. 세어도 주민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스스로에게 자긍심이 되게 해야 한다.
이처럼 생태교육을 통한 치유의 섬 세어도로 발전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세계최대 쓰레기매립지가 있는 서구에 사는 구민들에게 뿐만 아니라 인천지역의 시민들에게도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장으로써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녹색교육팀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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