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환경연대, 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인천녹색연합, 시사인천, 인천in이 함께 하는 ‘2015년 하천탐사단’은 올해 굴포천을 중심으로 본류와 지류를 10차례 다녀본다. 열린구간과 닫힌구간을 직접 걸으며, 하천과 함께 했던 주민들의 삶 이야기도 듣고, 하천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발대식과 첫 번째 탐사가 3월 10일(금) 부평구청 잔디마당에서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됐다.
작성자 : 정성혜 (하천탐사단원)
부평지역을 흐르는 하천들은 모두 굴포천으로 흘러드는 지천이다. 그 하천 중 2016년 반환되는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옆으로 흐르는 하천이 바로 산곡천이다. 부평구의 현안인 굴포천 복원 준비 작업 단계에서 산곡천을 두발을 찍어 걸어본다는 것에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부평구청(굴포천 복개종점)-마장경로당-부성아파트-산곡4동 주민센터-경남 4차아파트-산곡남중(미복개구간)-뉴서울 아파트-신아파트-제3보급단 입구(팔도주유소)-노랑다리까지의 거리는 생각 없이 걷는다면 짧은 구간이지만, 부평의 옛이야기와 현 상황에 대한 안내까지 곁들이며 걷다보니 뜻 깊은 탐사였다. 햇빛 한 점 들지 않게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굴포천과 산곡천의 합류지점에서 산재해 있는 문제점이 너무 많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이곳만 걷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됐다.
2009년에 복개되어 공원으로 사용되는 구간과 도심화 되어서 하천의 모양새를 미루어 짐작할 수도 없었던 구간, 하천부지 주변의 경작으로 인해 하천임을 알 수 있었던 구간 등 산곡천은 다양한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토양오염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미군 DRMO시설이 있었던 옆 구간에서는 경작금지를 위해 부평구에서 2015년 3월부터는 화단조성사업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이곳이 산곡천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산곡천 하수관로란 글자가 선명히 새겨져 있는 관거위를 지나 미군부대를 관통하는 철길을 만났다. 현재 하천의 열린구간으로 하천 옆으로는 철길이 있었다. 2016년 반환되면 이 철길은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가만히 떠올려보았다. 장고개길이 생긴다면 이 철길은 아마도 부평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열린 하천구간은 생활하수로 인해 탁하고 냄새도 역하게 났으며, 텃밭으로 사용하시는 구민들이 물저장고로 사용하는 빨간통이 지천으로 어지럽게 늘려있었다. 이 열린구간이 아마도 함봉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길이 되어 도시 열섬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굴포천의 지천인 산곡천 또한 이곳에서 두 갈래의 또 다른 소하천의 모양새를 간직하고 있었다. 우리는 철길을 따라서 제3보급부대까지 천천히 걸었다. 부대가 자리 잡아 하천 모습을 살펴보진 못했지만,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그곳은 그래도 깨끗한 물이 땅 속으로는 흘러가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천의 열린구간과 닫힌구간을 직접 걸어보며 현 실태를 알아보는 시간이 하천 전반적인 사항을 인지하며, 향토사적인 부분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주관적인 시각이 아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행정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