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 ‘파랑’5기 세 번째 취재▶영종도

2015년 7월 25일 | 섬•해양

“생명의 보고’ 갯벌 인식 전환 목표…국가 지원 시급”

[인터뷰] 노은기 인천영종도 마시안 자율관리공동체위원장

“생명의 보고인 갯벌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나가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국가의 지원이 시급합니다.”

노은기(65·사진) 인천 영종도 마시안 자율관리공동체위원장은 방치하던 갯벌을 어촌계와 지역주민을 모아 자율관리공동체를 만들었다. 그는 통제되지 않은 채 이뤄지던 채취 활동 때문에 씨가 마르던 조개류와 게류의 보존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어촌계 주민들은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던 채취 활동을 막고자 공동체를 만들어 갯벌생물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기 시작했다. 체험장으로 바뀐 갯벌에는 동죽, 상합, 바지락 등이 잡힌다.

자율관리공동체는 약 300만평의 갯벌을 6구역으로 나눴다. 2구역은 자연 생태계가 순환될 수 있게 일체 건드리지 않고, 나머지 4구역을 체험 장소로 사용한다. 겨울에는 생물이 성장 할 수 있도록 체험 활동은 하지 않는다.

노은기 위원장은 특히 전문적인 관리 인력이 없어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 위원장은 “힘든 일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관리 통제를 자율관리공동체에서 전부한다는 것이 힘들다”며 “자율공동체 구성원은 총 54명인데 이들 중 대다수가 60세가 넘은 고령자이고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주차장과 식수 확보라고 말했다. 공동체는 체험장의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연간 2000만 원 정도를 내고 사유지를 임대했다. 또 식수전용 지하 파이프가 사유지를 지나는 것을 소유자가 허락하지 않아 물을 사다 마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노 위원장은 정부 지원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노 위원장은 “국가의 지원은 현재 체험장에 여건에 맞지 않고 또 받기도 힘들다”며 “몇 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고 노력했으나 조건을 맞추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바라는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변화라고 했다.

그는 “정부에서 잘 조성된 체험장에만 지원을 해주는 대신 아직 미숙한 체험장에 지원을 함으로써 더 관리가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다함(부흥고·2년) 

 

▲ 파랑기자단이 인천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5기 파랑기자단은 세 번째 답사지로 인천 영종도를 찾았다. 영종도는 인천 내륙에서 배를 타지 않아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섬으로서 계절을 구별하지 않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연간 수 천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다보니 해양 쓰레기가 증가하고, 최근 제2준설토 투기장으로 인해 갯벌이 매립되기 시작하면서 영종도 갯벌은 예전보다 훼손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영종도 주민들은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갯벌을 만들기 위해 작은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파랑기자단 5기는 지난 11일 영종도 마시안 갯벌체험장, 준설토 투기장 등을 돌아다니며, 인천의 갯벌에 대한 현 상황을 둘러봤다.

통제 어려운 관광객 … 생태계 파괴

▲ 노은기 인천 영종도 마시안 자율관리공동체위원장이 파랑기자단에게 마시안 갯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1일 찾아간 인천 영종도 마시안 갯벌체험장은 끝 없는 바다, 양 옆으로는 신기하게도 섬들이 갯벌을 지켜 주는듯한 U자 모양으로 들어서있다.

이 날 시원한 바람을 따라 팔장을 낀 채 오는 커플들과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는 가족들이 갯벌 체험장에 가득찼다.

하지만 수 백명에 달하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 커플과 체험장의 관리자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 커플을 향해서 손에 스피커를 든 채 “갯벌에서 나오세요”라고 소리치는 관리자, 관리자가 갯벌에서 나오라는 경고 방송을 하자 일그러진 표정과 험한 말들이 나왔다. 무슨 일일까?

상황은 이랬다. 갯벌체험장 관리소 측은 통제를 위해 체험장을 1~6구역으로 분류했다.

4, 6번은 양식장처럼 관광객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까지 통제한다. 이 구역에서 조개를 키워 일정 크기 이상의 조개들만 캐서 나머지 구역에 뿌린다.

그런데도 일부 시민은 4, 6 번 구역에서 갯벌 체험을 하려고 달려들었다.

관리자들은 5번 넘게 스피커로 경고 방송을 하자 관광객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른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이 갯벌에 들어가기 전 주의 사항을 확인했지만 막상 체험을 시작하면 마구잡이로 조개 등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노은기 마시안 갯벌체험장 자율관리 공동체위원장은 이처럼 체험객의 시민 의식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환경보호 생물인 칠게와 참게를 보호 해달라는 안내 방송에도 불구하고 라면에 재료로 넣기 위해 잡아가는 체험객들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며 “몇 년 전까지만 통제가 없는 갯벌 이었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그동안 무분별하게 잡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조개와 참게 등 생물체들이 많이 없어졌다”며 “54명의 주민들이 번갈아가면서 관리하지만 통제에도 어려움이 있는데다 해양 쓰레기를 치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수(예일고·2년)

제2준설토 투기장으로 저어새 피해 우려

최근 인천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의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번식 중이던 저어새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9일 인천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제2준설토 투기장 조성 초반 저어새 서식지까지 투기장 지역으로 지정돼 환경단체의 반발이 극심했다.

갈등이 극에 달하자 해양수산부는 제2준설토 투기장 중 저어새의 주 서식지인 수하암으로부터 150m 떨어트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인기척에 예민해진 저어새들은 여전히 알을 제대로 낳을 수 없는 환경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저어새의 알이 예전에 비해 10%으로 줄었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달 저어새가 알을 낳는 시기에 공사를 잠시 중단됐고, 그 결과 공사가 진행 중일 때보다는 많은 알을 낳게 됐다고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설명했다.

그러나 공사가 중단된지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1일 오후 제2 준설토 투기장 확인 결과, 먼지를 휘날리며 공사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공사 현장과 수하암의 간격이 가깝다보니 저어새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하암으로부터 일정 간격 떨어진 채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저어새는 공사 근로자의 인기척과 공사로 인한 소음에 피해를 입는다.

특히 갯벌이 점점 매립되면서 갯벌의 갯지렁이 등 생물들이 죽어가 저어새의 먹이가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른 문제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수하암과 공사현장 간 간격을 150m 이상 확보해 저어새가 번식하고 있다. 하지만 저어새가 이 장소가 번식 환경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매립지에서 나온 오염 물질들이 수하암에 피해를 미칠 수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김영선(부흥고·2년), 정리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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