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인터뷰-6월 김희(함박꽃)님을 만나다.

2015년 7월 24일 | 녹색과사람들

아름다운 지구인 | 함박꽃(김희)님을 찾아서
 
고양 시민의 힘! 자연을 살려내다
 
글쓴이: 바오밥
 
일산이 고봉산 때문에 일산이에요.”
만나자마자 고봉산 산줄기를 자랑하는 함박꽃(김희), 차분히 얘기를 듣자하니 실은 고봉산 산줄기만이 자랑거리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한 자랑거리는 지금부터 펼쳐진다.
넝쿨님과 함께 이번 달 찾아간 곳은 안곡습지공원, 차안에서 친절하게 길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은 안곡초등학교를 지나쳤다. 설마 초등학교 옆에 습지가 있을까 싶었는데 초등학교 후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신비로움은 시작되었다.
 학교 후문을 50미터 정도 돌아서니 세상에나, 바로 옆에 거짓말처럼 널따란 습지공원이 평화롭게 펼쳐져 있었다. 습지공원 주변으로는 20층 정도 되어 보이는 아파트 단지도 눈에 띄었다. 이곳이 도시가 맞나 싶었다. 안곡 습지공원! 그곳은 듣자하니 참, 사연 많은 습지공원이었다.

1999년 대한주택공사 일산 2지구 택지 개발 지구로 지정되었던 이곳은 천연습지를 보전하고자 하는 고양 시민들과 분쟁이 시작되어, 2008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직접 운영하는 습지공원이란다. 습지공원 입구에는 고봉산 희망솟대가 더 이상 건들지 말라며 경고하듯 장승처럼 꼿꼿이 버티고 서있다. 희망솟대 또한 사연이 있다. 2003년 공사현장에서 베어진 70년생 목련나무로 주공본사 진혼제를 거쳐 고양시민 600인의 사랑으로 희망솟대를 세웠다 한다. 애초에는 안곡초등학교 옆 도로에 설치되었다가 설치미술가 이종일 작품으로 현 위치에 세워졌다고 하는, 현재 이곳은 고양시민과 고양녹색소비자 연대에서 유지관리하고 있단다.
아무튼 습지공원부터 희망솟대까지 사연 많은 이곳에 논이었던 이곳을 습지 지키기 운동을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이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단다. 그 중에 한분이 바로 오늘 만난 이달의 회원 함박꽃(김희)님이다

원래 이곳이 논이었지요. 아파트 부지라는 걸 2002년도에 알았고 그때부터 습지 지키기 운동을 하기 시작했지요. 우리 아이들에게 고향을 생각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로 시작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6년간 주공과 심하게 싸웠어요. 벌금도 물기도 하고 1인 시위도 하고 밤샘도 하기도 했고 말이지요.”
듣고 있자니 참, 쉽지 않은 일을 함박꽃(김희)님이 꿋꿋하게 해왔다는 생각에, 그리고 그 에너지가 듣는 내내 고스란히 전달이 되었다. 회원님의 안내를 받으며 습지공원 한바퀴 산책도 하였다
백송은 고양시 나무에요. 저기 저 참나무 위에 보세요. 겨우살이도 보이죠. 붉은머리 오목눈이는 눈이 쏘옥 들어갔어요. 일본에는 없다는데 우리 습지에는 참 많아요. 저기 습지 보이죠. 원래 갈대밭이었는데 모내기를 해놨어요. 흰뺨 검둥오리가 새끼를 두 마리나 낳아 논에 데려와서 한참 놀다가기도 해요.”

안내를 받으며 걸어 들어간 모내기 습지! 모내기 한 논안에 우렁이도 보이고 중대백로도 보인다. 논길 따라 걸어 올라가니 뱀 놀이터도 보인다. 뱀이 쉬었다 가라고 바위를 이용해 만들어 놓은 뱀 놀이터, 상처 난 상수리 나무도 몇 그루 보인다.
상수리 나무는 숲속에 있기 보다는 숲속 입구 쪽에 있다 보니 사람들의 발길에 많이 걷어차여서 상처가 참 많아요.”
습지를 벗어나서 숲길 초입에 들어가니 붉은토끼풀, 명자나무, 둥굴레, 밤나무가 보인다. 습지와 숲을 오가며 편안하게 설명을 하는 회원님의 길안내를 따라 가다보니 어디 먼 곳에라도 여행 온 기분이었다.
안곡습지를 만들어놓기는 했는데 이곳을 어떻게 하면 알릴까하다가 그래, 아이들 교육으로 알리자 하면서 녹색소비자 연대에서 당시 제가 사무국을 맡고 있으면서 교육부를 신설하게 되었지요. 20명 모집인데 50명이 온 거 있죠. 경쟁이 참 치열했어요. 이렇게 아이들이 습지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데 모두 교육해보자 하고 시작을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처음에는 혼자 교육을 시작하던 것이 지금은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안곡습지 선생님들은 4명이란다.
저는 아이들 교육을 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교육학 공부를 해야 한다 생각해요. 그래서 후배양성 할 때도 늘 그 부분은 강조하는 부분이에요. 꼭 배워야지 교육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을 품어 내려면 기본적인 공부는 해야 한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마지막 기회라는 책이 있어요. 멸종위기에 대한 이야기인데 맨 마지막 부분에 우리는 왜 멸종동물을 연구 하는가라고 묻는 게 있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이 슬퍼지고 우울해지는 세상이 되기 때문에 멸종되면 안 된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하고 싶었어요. 라는 대목에서 오래도록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초창기부터 시작했던 분들 모두 떠났지만 이 활동이 크든 작은 남아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라며 긴 여운을 남기신 회원님, 처음 회원님을 만나 교육했던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어서 만났는데 지금은 대학생, 고등학생이 되고 또 그 친구들이 이곳에 와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이곳, 미래의 환경운동가를 키워내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앞섰다. 현재 중고등학생 자원봉사자는 80명이 되고 아이들은 이곳에 와서 매주 3째주 일요일에 식물, 곤충, 새 모니터링을 한단다. 중학교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다니던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더니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이 활동은 정말 필요하다.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 소중한 시간이다 라고 말할 때 정말 가슴 뭉클하고 울 뻔 했어요. 어른이 되어서까지 이런 감성을 가져가서 잊지 말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온다하니 참 뿌듯하죠.”습지를 돌고 한참을 아이들 교육하는 이야기를 듣자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빼놓지 않고 들려주었던 녹색연합과의 인연
인천녹색연합에 가면 밤하늘에 별 같아요. 늘 그 자리에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고 마음으로 늘 후원하고 있어요. 제가 오랫동안 이런 교육의 아이템을 많이 펼쳐보였던 게 녹색연합을 통해서 체계적인 방향성을 배웠어요. 어리버리 할 때 이렇게 가면 되겠다. 활동하는 선생님들보면서도 배웠고 유종반 선생님에게도 많이 배웠어요. 초록동무 활동도 계양산에서 1년 하기도 했네요.” 라며 현재 일산에서 활동하고는 있지만 생태교육을 시작했던 녹색연합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녹색연합에 대한 당부의 말은 지금처럼 열심히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고심해야 되는 것 같다. 용광로 같은 단체였으면 좋겠다. 멀리서보는 나도 지켜보고 있으니 늘 변함없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회원님과 초등학교 8살 때부터 19세까지 생태교육 11년 교육받았던 지우학생 어머님과 시골 밥상 집에서 점심을 나누며 이야기는 이어졌다.
선생님을 통해 함께 라는 걸 배운 것 같아요. 너가 아닌 내가 아닌 함께. 더불어 아이 생태교육을 통해 제가 더 성장한 것 같아요. , 감사하죠.”
우리는 그날 모두 각각 다른 곳에 머무르고 있지만 너가 아닌 내가 아닌 함께였다. 자연과 함께하는 이들 말이다.
 
함박꽃(김희)님 푸근한 인심 일산의 시골밥상, 한상 푸짐하게 잘 먹고 왔습니다.
감사해요.
회원인터뷰는 활동가 박정희(넝쿨), 회원 김현희(바오밥)님이 인천녹색연합에서 5년 이상 활동을 해주신 회원님을 대상으로 매월 회원과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