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아시안게임과 마스코트

2010년 10월 21일 | 점박이물범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마스코트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약 한달 후면 중국 광동성 광저우에서 2010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시장을 비롯하여 수십명 인천지역의 인사들이 광저우를 찾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는 등 40억 아시아인뿐 아니라 인천시민들의 관심도 온통 광저우아시안게임으로 집중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다음 2014아시안게임의 개최지가 바로 우리 도시, 인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지난 9월에는 ‘다양한 역사, 문화, 종교를 토대로 발전해 온 40억 아시아가 소통과 화해, 평화를 추구해 세계 속에 빛나는 미래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Diversity Shines Here)’를 슬로건으로 확정 발표하였다. 이보다 앞선 8월말 백령도를 찾은 송영길시장은 백령도 잔점박이물범을 아시안게임마스코트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대회 마스코트는 앞으로 인천시민들의 최대관심사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많은 인천시민들이 대회의 성공적 개최만큼이나 마스코트 선정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마스코트가 단순히 행운을 가져다주는 존재를 넘어 아시안게임을 통해 인천의 상징으로 자리매김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2014인천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를 각계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선정해야 함에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월드컵 사상최초 원정16강으로 국민들의 새벽잠을 뺏었던 2010 남아공월드컵의 마스코트는 ‘자쿠미’라는 이름의 아프리카 표범으로 인종차별의 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과 함께하고자 하는, 달라진 남아공과 남아공 국민들의 새로운 의지를 담고 있으며,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로 피겨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2010 벤쿠버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는 ‘수미, 미가, 새스콰치’로 각각 콜롬비아산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수호자와 밴쿠버 섬 너머 대양에서 사는 어린 바다곰 그리고 캐나다의 숲에 산다는 사람형상의 짐승이다. 이들은 모두 그 지역을 대표하거나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아샹, 아허, 아루, 아이, 러양양’으로 불리는 이번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스코트들도 ‘길함, 화목함, 행복, 원만함과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축복의 의미를 가진 양들이다. 그러면 인천의 대표 동물이 무엇인지, 인천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로 어떤 동물이 적합한 지 생각해볼 일이다.


 인천은 우리나라 3대생태축 중 서해안갯벌과 비무장지대가 교차하여 생태계가 매우 우수하여 수많은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크게 육지와 바다 그리고 완충지에 해당하는 갯벌로 구분할 수 있는 인천에서 각 지역 대표 동물은 무엇일까? 우선 내륙에는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이 있고 그 곳에는 인천시보호종으로 도시민들의 어릴 적 여름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반딧불이가 살고 있다. 골프장으로부터 계양산을 지켜는 데 앞장선 계양산반딧불이는 인천의 대표 동물이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에도 널리 분포하여 40억 아시아인의 ‘화해’의 상징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전세계 2000여마리밖에 없는 저어새들은 대부분 인천 갯벌이 고향이다. 봄과 여름 인천갯벌에서 자란 아기저어새는 가을이면 대만, 홍콩, 일본 등으로 떠나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다시 인천을 찾는다. 이렇게 아시아의 갯벌을 휘젓는 저어새는 40억 아시아인의 ‘소통’의 상징으로 충분할 것이다. 고래류를 제외하면 서해바다의 제일 큰 포유류이고 남북긴장 속에서도 서해를 자유로이 누비는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도 ‘평화’의 상징으로 2014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6.2지방선거이후 인천을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아시안게임 주경기장건립문제가 규모축소로 일단락되었지만 재원조달 등 여전히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 하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 ‘소통과 화합, 평화’의 장인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40억 아시아인들이 인천에서 하나가 되고 계양산의 반딧불이가, 인천갯벌의 저어새, 바다의 점박이물범이 우리의 진정한 이웃생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해본다. 

*  이 글은 2010년 10월 21일자 인천일보 ‘환경의창’의 원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