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도야 잘있니?

2006년 6월 27일 | 미분류

비가 옵니다. 즐겁게 소야도 가족기행을 마친뒤 오는비라 제법 굵은 빗소리가 기분좋게 리듬감있게 들립니다. 정겹네요.   식구들은 곤히 잠이 들고 이제 여행가방을 정리합니다. 떠나기전에 짐을 꾸리며 갖는 기대와 설레임 못지않게  여행후의 다소 후줄근해진 가방을 푸는 일 또한 만만치 않게 흥미롭지요. 벌써 작은 녀석의 바지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모래를 보니 참 아름답던 바다풍경이 다시 떠오릅니다. 지금처럼 비오는 날 소야도는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일테지요. 차르륵 찰찰 거리는 조개와 고동껍질도 한주먹 나왔네요. 제 주먹에 담아 몇번 흔들어 봅니다. 자갈까지 섞여있어 경쾌한 소리가 귀엽습니다. 훗~  이번엔 솔민이의 꽃무늬 셔츠에 고운 보랏빛 오디물이 들어있습니다. 이 얼룩이 안지워지면 어쩌나 하는 시시한 걱정따윈 말아야겠군요. 아이와 쪼르르 뽕나무에 매달려 달콤한 오디를 따먹느라 제 손톱밑에도 거무스레 물이 들었거든요. 식사후 디저트먹으러 가잔 남편말이 떠올라 또 웃음이 납니다. 잘익어 까만 오디가 우리들의 디저트였다는… 아이들의 바지엉덩이에 묻은 흙자국에선 밤갯벌에서 조개와 소라를 찾던 생각이 나고 남편의 옷가지에선 땀내가 흠뻑입니다.  소야도에서 흘린 땀이라 흐믓하지요. 바쁜 아빠 얼굴보기가 며칠 건너뛸적도 있고 , 그나마 짬이나면 누나에 밀려 제 차지가 안오는 아빠입니다. 그런데 요번참에 안개낀 대부도에선 넓다란 등에 업혀 선착장까지 오고, 갯벌에서 숙소까지 그 깜깜한  시골길을 별빛, 벌레소리 동무삼아 안겨도 오고요, 또 해수욕장가는 향기로운 산길에선 아빠목말도 탔지요. 아마도 우리 솔비가 젤로 호강스럽게 보낸듯 합니다. 남편에게 고맙네요. 가방푸는 내내 주변이 풀향기입니다. 산야초 효소 만들려고 채취한 것들이지요.    아이들과 늦은 걸음으로 맨꽁지에서 따라가느라 이름이 뭔지도 모른채 꺾어넣은 것들이지만 맛나게 만들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소야도에서 만든 소박하고 아름다운 추억은 풀지않고  그대로 둘랍니다. * 인천녹색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3-04-22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