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기금은 지역정치권의 쌈짓돈이 아닙니다

2019년 12월 6일 | 성명서/보도자료, 폐기물•플라스틱

[성명서] 매립지특별회계기금은 지역정치권의 쌈짓돈이 아닙니다.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의 환경개선을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현재 인천광역시의회에서 인천광역시 2020년 예산과 관련하여 막바지 계수조정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인천광역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수도권매립지주변지역환경개선특별회계기금(이하 매립지특별회계)을 또다시 정치권의 쌈짓돈처럼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에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매립지특별회계를 정치권의 쌈짓돈처럼 사용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조성취지에 맞게 매립지주변지역 등의 환경개선사업 예산으로 편성할 것을 인천광역시의회에 촉구합니다.

시민단체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인천광역시의회에서 환경개선사업과는 무관한 사업인 가정1동행정복지센터청사 신축, 가정2동행정복지센터청사 신축, 서구자원봉사센터 리모델링, 계양1동행정복지센터청사 신축을 위해 약 283억원을 매립지특별회계에 끼워 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반입 수수료의 50%로 조성한 매립지특별회계를 곶감 빼먹듯 해온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닙니다. 매립지특별회계는 조성취지에 따라 매립지주변지역 등의 환경개선에 최우선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엉뚱한 곳에 사용되며 정작 매립지주변지역과 서구지역 환경개선에는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인천광역시가 편성한 2020년 매립지특별회계 예산안 대부분이 드론 전용비행장 부지조성비(30억원), 도시철도 1호선 검단 연장 사업(91억원), 안전체험관 신축(40억원) 등 환경개선사업과 직접적으로 거리가 먼 사업들로 여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또 다시 인천광역시의회가 환경개선사업과 상관없는 사업들을 끼워 넣으려 하는 것입니다.

수도권매립지와 청라소각장 등 최근에 인천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환경기초시설 입지와 관련한 사회적 갈등은 환경시설주변지역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 큽니다. 일명 쇳가루마을로 불리며 최근 환경부로부터 거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서구 사월마을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위치하고 주변으로 크고 작은 공장들이 난립했지만 환경개선과 지도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사월마을 주민들은 불안과 수면장애에 시달렸고 결국 거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매립지주변지역 환경개선을 위해 조성된 기금인 매립지특별회계기금이 제대로 사용되었다면 사월마을과 같은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사월마을 주민대책마련에 매립지특별회계가 최우선으로 편성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월마을 같은 사례가 매립지 주변지역과 서구공장지역에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매립지뿐 아니라 인근 공장 주변지역 주민들의 건강영향에 대해 제대로 현황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생활환경개선에 이 기금을 사용하는 것이 조성취지에 부합한 것입니다.

서구 지역은 인천에서도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가장 열악한 곳입니다. 인천광역시와 서구청 등 지방정부는 그동안 주거지역 인근에 공장들을 허가하거나 난립을 묵인했고 예산과 인력을 이유로 단속을 제대로 진행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뿐 아니라 공장 주변에 아파트 건립을 허가하는 도시계획을 수립하기도 했습니다. 도시계획을 수립하면서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거나 점점 열악해지는 생활환경을 방치한 인천시와 서구청 등 지방정부는 물론 지역정치권의 책임이 매우 큽니다. 매립지특별회계가 더 이상 지역정치권을 쌈짓돈처럼 선심성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일반회계에서 집행되어야 하는 예산도 이 기금에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제라도 사월마을주민이주, 주변토지수용, 수림대와 녹지조성 등에 매립지특별회계기금을 최우선 사용해야 합니다.

2019년 12월 6일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가톨릭환경연대, 생명평화기독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함께걷는길벗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