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복원되는 하천, 복개되는 하천

2018년 6월 12일 | 성명서/보도자료, 하천

(6) 심곡천과 목수천

부천의 생태하천 심곡천

“우와~~물고기다”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있어”
“처음에는 도로와 주차장이 줄어든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민들 대부분이 좋아하고 있어요”

심곡천에는 시민의강에서 옮겨온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노닐고 있다. 날마다 심곡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시민 한분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학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다던 아이들은 자전거를 세워놓고 옷이 흠뻑 젖을 때까지 물장난질이다. 심곡천 열린 구간의 아래쪽 끝 복원공사 현장사무실이 있던 곳에는 심곡천 네모 갤러리가 들어섰다. 갤러리 안에서는 ‘복사골예술제 기념 부천의 중견작가 초대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2017년 5월5일, 부천시는 심곡천을 부천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심곡천은 한남정맥 성주산의 여우고개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흘러 소사본동, 소사역을 지나면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굴포천으로 흘러드는 부천의 대표하천 소사천의 일부다. 심곡천은 도시화 과정에서 1980년대 중반 복개되어 30년 가까이 상부는 도로, 하부는 하수도로 사용되었다. 현재 복원된 심곡천은 소명여고 사거리에서부터 부천시보건소 앞까지 약 1㎞이다. 총사업비 400억원을 들여 폭 18m, 평균 수심 25cm로 조성된 심곡천에는 하루 약2만톤의 굴포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재처리하여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청계천을 뜯어낸 서울시도 얼마 전 덮혀 있는 복개 하천 25개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복개하천 중심의 하천복원 종합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청계천, 홍제천, 중랑천에 이어 모든 도심 속 하천을 복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복원 타당성 및 가능성을 검토해 복원 우선순위를 결정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힌 복개하천 25개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천에서는 하천 복개(覆蓋)공사가 진행 중이고 또 계획 중이다. ‘목수천 악취개선 관로정비공사’, ‘장고개 도로개설공사’가 그것이다. 목수천은 한남정맥 천마산과 중구봉 사이에서 발원해 계양구 효성동과 작전동, 부평구 삼산동, 삼산농수산물도매시장을 지나 굴포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2006년 인천녹색연합과 단국대학교 조사결과 목수천은 총4.8㎞가 복개되어 있었다. 상류 계곡부, 경인고속도로 부근 약 240m, 하류의 굴포천합류지점 약 500m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간이 덛혀 있다. 복개구간 상부의 약 80%는 도로로 이용되었고 2006년 조사 당시에는 삼산동 엠코타운아파트 옆 복개구간은 녹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당시 조사보고서는 미복개구간에 대한 악취 민원이 잦다며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이 구간에 대한 복개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 조사보고서에는 상류 계곡에서는 계곡1급수 지표종이 옆새우와 플라나리아가 쉽게 관찰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인천시는 장고개 도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장고개는 만월산~호봉산~원적산~천마산~계양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 인천구간의 원적산과 호봉산 사이, 부평구 산곡동과 서구 가좌동을 잇는 고개다. 장고개 도로계획지에는 산곡천이 있다. 산곡천은 목수천과 함께 굴포천의 지류로 장고개의 제3보급단에서 발원해 부평미군기지 DRMO 북측을 지나 부평구청 부근에서 본류인 굴포천과 합류된다. 총길이 2km의 산곡천은 약 90%가 복개되어 있다. 복개한 콘크리트에는 ‘1998 산곡천하수관로’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부평미군기지와 제3보급단으로 양쪽이 막혀 장고개도로가 만들어도 지금은 도로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도로계획을 반환미군기지의 토지이용, 산곡천 복원을 함께 추진해야 하지만 인천시는 여전히 기존 도로계획만을 고집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복개하천의 복원이 진행되고 있다. 부평구청이 추진하는 굴포천 본류 복원이 그것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인천시는 미복개 구간에 대한 주민들의 악취 민원을 하소연한다. 실제로 남구 용현동 갯골수로인 용현천에 대한 복개 주장은 해당지역 정치인의 단골메뉴이다. 최근 민관거버넌스 기구인 하천살리기추진단을 다시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천복원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민선7기 인천광역시정부는 어떤 하천정책을 추진할까?


2018년 6월 12일자 인천in에 게재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