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경을 지키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일이다, 청천천

2018년 9월 4일 | 성명서/보도자료, 하천

(11) 청천천 –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그들과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나와 내 가족, 그 가족의 소중한 사람들, 그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수전사령부(일명 특전사)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태양의 후예’에 나온 대사이다. 해외파병 특전사 군인들과 해외봉사 의료진의 이야기로 시청률이 40%에 육박했고 남녀 주인공이 실제 결혼까지 하면서 더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다. 세월호 참사와, 기무사 계엄령문건 파문, 최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전직 대통령까지,,,, 태양의 후예에 나왔던 명대사들은 국가의 역할, 진정한 군인정신이 무엇인지를 더욱 생각하게 한다.

암튼, 드라마에서처럼 국제평화를 위해 해외파병 특전사부대가 인천에 있다. ‘세계에 평화를, 조국에 영광을’ 모토로 하는 국제평화지원단이다. 한남정맥 아나지고개에 자리하고 있는데 부대주둔지가 청천천의 발원지이다. 해외파병이 베트남전쟁에서처럼 현지주민들에게 피해와 상처를 남기지 않고 드라마에서처럼 정말로 세계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에 영광을 가져오기를 기원하는데 훈련 총소리가 들린다. 검단신도시 택지개발사업으로 불로동에 있던 특전사 훈련장이 폐쇄되면서 국제평화지원단 내 훈련장을 고도화,집약화,현대화하기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부대 앞 철조망 밑으로 흘러나오는 물길에서는 흰뺨검둥오리가족의 물질이 한창이다. 올해 태어난 아기 오리들이 어미 오리를 졸졸 따라 다니며 물질과 깃손질을 배우고 있다. 하천변 고마리는 막 붉은 꽃망울과 흰 꽃망울을 번갈아 터뜨리고 있다. 한남정맥은 비록 4백미터가 안되는 야트막한 산들로 이어져 있지만 수도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곳이다. 그렇다보니 군부대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군사기밀이라 정확한 위치와 역할을 알 수 없고 말할 수도 없지만 특전사뿐 아니라 육군과 해병대, 보급부대 등 다양한 부대들이 주둔해 있다. 관미성, 계양산성, 문학산성, 문수산성,,,,,수도를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로 인천경기만지역과 한남정맥은 늘 우리나라 역사의 중심지였다.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핵심 산줄기인 한남정맥을 따라 군부대가 배치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군부대로 민간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개발이 억제되다 보니 한남정맥이 상대적으로 자연환경이 보전되었다. 그러나 군이 일반행정이나 시민들보다 상대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보니 군대에 인한 환경문제도 적지 않았다.

2007년 봄, 한남정맥에 버려진 군폐기물이 사회적 환경이슈가 되었다. 인천녹색연합 조사로 수도권의 핵심 생태/녹지축인 한남정맥 김포와 인천구간이 군용폐전지와 탄창, 폐타이어, 군용식량포장지 등 군부대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언론보도 다음날 국방부장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가 열렸고 전군에 특별지시로 주둔지와 훈련장 등에 대한 집중환경정화활동을 실시되었다. 또한 국방부는 사단과 여단급 부대에 전문자격을 갖춘 군무원들을 환경담당관에 우선 보직하여 전문적으로 군부대의 환경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평화지원단 주둔지에서 발원한 청천천은 경인고속도로 밑을 지난 청천농장에서 흘러내린 지류를 만난다. 여기부터 아래쪽으로 한국지엠 부평공장 옆 청천천 공용주차장, 부평관광호텔 앞 주차장까지 청천천의 물길은 모두 덮혀 있다. 현재 인천시가 관리하는 지방하천 청천천은 갈산천 ‘한강샘’에서부터 부평역사박물관까지다. 윗 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청천천은 여전히 상류 약 1킬로미터의 물길이 있다. 청천(淸川)천이 이름처럼 맑은 물이 계속 흘러 덮힌 물길까지 여는 마중물이 되려면 한남정맥의 발원지가 자연상태로 건강성을 잘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2007년 여름, 강원도 인제에서 육군 제1야전사령부 주관으로 환경부 차관, 환경단체 대표, 육군 주요 지휘관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경보전 시범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는 환경을 지키는 것이 곧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 ‘이미’ 선언했다.


2018년 9월 4일자 인천in에 게재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