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잡지 초록세상_ 237호] 아름다운 지구인_반종표 회원

2021년 11월 3일 | 녹색과사람들

단합의 힘으로 구만리에서

 

“김남희 회원은 2015년 10월 29일 가입했고, 2017년 총회와 2018년 후원의 날에 참석을 했었어요. 멀리 홍천에서부터 오셔서 함께 해주셨고 후원의 날에는 수리취떡을 갖고 오셔서 나누어 먹기도 하고 판매도 해서 후원에 보탬이 돼 주셨어요.”
-인터뷰 함께 한 활동가 보름의 회원정보 중에서-

뜸북새가 사는 동네, 동네 앞에 물 맑은 큰 개울가가 있어 여름이면 물놀이하기에 딱 인 동네가 있다. 너른 들판 위에는 동네의 자랑 구만리 콩이 무럭무럭 자라는 동네이기도 하다. 구만리 콩은 두부, 장, 된장, 고추장을 만든다. 어느새 구만리 식당도 생겨났다.

한때 비닐하우스에 오이, 옥수수, 단호박을 길러서 초록동무들(어린이 대상 숲 생태교육 참여자)에게 여름 자연학교 때마다 체험학습장이 되어주었던 집이 있다. 몇 년 전 까만 무쇠솥에 팔팔 끓여 하얀 순두부탕을 대접받고 왔던 김남희 회원님과 반종표 님 댁, 넉넉한 부부의 인심이 더해져 구만리가 더 좋아졌으리라. 이번 회원인터뷰는 김남희 회원님을 찾아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김남희 회원님이 안 계셨다. 인터뷰 한다고 하면 안 한다고 할 듯싶어 말없이 왔다는 활동가 보름(신정은)의 작전은 공교롭게도 빗나갔다. 대신에 가족 회원인 반종표 님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홍천구만리의 분위기는 여전히 밝았다. 좀 달라진 것도 있었다. 동네 간이식당이 이제는 떠억하니 ‘구만리 밥집을 찾아서’라는 식당 간판을 걸고 운영이 되고 있었다. 주로 어떤 분들이 밥을 먹으러 오냐 했더니 근처 일하시는 분들과 생협 일을 하시는 분들이 온단다. 그날도 식당 안을 가득 메운 손님들 속에서 우리도 점심 먹을 자리를 만들었다. 이날 점심을 함께 한 분들은 활동가 보름과 초록지렁이(유종반, 현 생태교육센터 이랑 이사장)님, 반경순 님, 반종표 님이다. 먹음직스럽게 식탁에 차려진 메인 음식 구만리표 두부 부침은 아삭한 구만리표 배추김치에 얹어먹으니 환상이었다. 탁한 막걸리가 아닌 맑은 막걸리 한잔에 두부김치는 궁합이 참 잘 맞았다. 한상 거하게 차린 구만리 점심을 먹고 반종표 님과 동네 한 바퀴를 걸어보며 인천녹색연합과의 인연에 대해 첫 질문을 해보았다.

“골프장 문제 때문에 알게 되었죠. 주민들이 어떻게 싸워야 할지 모르니 원주시에서 진행하는 강의와 교육을 받다가 첫 번째로 주민이 단결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강원도의 27개 단체를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원주녹색연합을 알게 되었고요. 생태공부도 하다보니 골프장을 짓겠다는 산에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조류, 동식물, 양서류가 많더라고요. 하늘다람쥐도 그곳에 산다는 것도 알았어요. 우리가 몰랐던 부분도 조사하면서 큰 공부했죠. 싸움이 본격화 되면서 서울녹색연합 활동가들이 파견 나오게 되었고 함께 준비해 나가는 과정에 인천녹색연합도 알게 되었고요.”

골프장 관련해서 이런저런 시민단체들을 알아가며 인연 맺게 된 인천녹색연합, 엄청난 활동을 하고 있고 환경단체의 메이저급이라는 칭찬도 아끼지 않으셨다. 그런 과정 속에 마을 주민들은 성장을 하였고 현재 마을에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는 건 최고의 결실이었다.

“유종반 대표님(현 생태교육센터 이랑 이사장)이 큰 역할 해주셨죠. 계양산 골프장 싸움을 보고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그래서도 인천녹색연합과 더 친분을 맺게 되었고요.”

그렇게 구만리 골프장을 막아내기 위해 애썼지만 현재 골프장 공사가 재개 중이다. 2019년도부터 다시 골프장 건설을 했다고 한다. 듣는 내내 안타까웠지만 원 없이 주민들이 단결해서 자연의 중요성을 알아갔고, 지역단체와 인연을 맺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란 생각이 들었다. 현재 마을기업(구만리콩마을 영농조합법인)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도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체험하게 하는 일은 골프장 싸움에서 진 것이 아닐 것이다. 구만리 사람들 모두가 승리자이고 훌륭한 일을 해낸 사람들임을 박수쳐주고 싶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인천녹색연합의 초록동무 아이들에게 자연학교가 되어주었고 한 달에 한번 회원의 날에는 어른들의 자연학습장이 되어주었던 곳, 홍천구만리. 인천녹색연합은 도시에 살고 있는 회원들에게 시골 체험장을 만들어주었던 구만리가 가교역할을 해주었음을 보름은 이야기했다.

“농촌소멸이라는 말을 요즘 많이 하는데 구만리는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를 하고 싶어요. 후손들에게도 살기 좋은 농촌을 물려주고 싶고요. 그동안 구만리를 찾아준 회원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마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로 오래도록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만리를 찾아왔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오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가겠습니다.”

반종표 님도 구만리를 다녀간 회원님들에게 인사를 전해주셨다. 비록 김남희 님과의 인터뷰는 하지 못했지만 가족회원 반종표 님과 그동안 구만리의 새로운 소식과 더 나아가서는 농촌재생의 희망을 엿보고 온 시간이었다. 언제까지나 구만리 파이팅 해본다.

 

구만리콩마을 영농조합법인
공동 경작지를 통해 생산 되는 콩을 활용한 장류 제조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마을돌봄 등에 대해 고민하는 마을기업입니다.
주소: 홍천군 북방면 팔봉산로 1317
전화번호: 033-434-8001
홈페이지: https//구만리.com

 

글쓴이: 김현희(바오밥)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매일 아침 새벽기상하며 논어필사를 하고 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일상화하고 독서로 자기경영과 인문학적인 삶 실천하며 가정과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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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생태환경잡지 <초록세상> 237. 여름호에 게시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