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잡지 초록세상_ 238호] 아름다운 지구인_최성용 회원

2022년 3월 3일 | 녹색과사람들

시티그리너리, 도시를 걸으며 생태를 발견하다

 

“어느 해인가 인천시가 빚이 많아서 떠들썩했던 해가 있었어요. 2005년쯤이었을 거예요. 인천 시민으로서 무언가 하고 싶은데 무얼 해야 할까? 단돈 만 원이라도 어디다 기부하고 싶은 생각에 어느 곳에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녹색연합 가입을 그렇게 하게 된 거지요.”

가입 동기가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3시간 가까이 커피숍에서 신정은 활동가(보름)와 함께 회원인터뷰를 진행했다.

 

10년간 도시사회 운동을 했단다. 버려진 도시공간을 주민참여로 만든 한 평 공원 만들기, 어린이놀이터 리모델링, 마을 만들기, 자동차 중심의 도시를 사람 중심의 도시로 만드는 보행권 확보 운동을 해왔다는 회원님, 지금은 전업 작가로서 ‘걷고 싶은 시민연대’ 활동도 하며 계양구 장기동에 10년간 터 잡고 살고 있다 했다.

이 동네로 이사 온 지가 올해로 딱 10년, 원래 한동네 오래 살아본 적이 없었는데 한곳에 10년을 살면서 동네 관찰을 많이 했단다. 한곳에 정착해서 살다 보니 동네에 어떤 변화가 있고 그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단다. 가게들의 변화, 도시 사회학적인 변화, 인문환경, 자연환경, 인문사회적인 것들을 정리하는 책 쓰기도 준비하고 있다는 회원님. 알고 보니 숲해설가 11기를 이수한 분이기도 하였다.

“모임 끝나고 나서 모임 2개를 만들었어요. ‘책숲’이라는 독서모임과 11기동기 중 자녀가 있는 분들과 뜻을 모아 아이들 생태모임을 만들어서 진행했어요. 모임 이름이 ‘숲아’였고 사업자 등록증까지 내서 활동했지요. 저 포함해서 다섯 명이 2년 가까이 했어요. 최근에 만난 게 코로나 터지기 2년 전 캠핑장에서 모였어요. 애들한테도 좋았고 우리들도 너무 좋았지요.”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멋진 활동이었다. 필자는 큰아이 4살 때부터 녹색입문교육을 받고 아이들 역시 녹색 활동을 하며 유년, 초등시절을 보낸 게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늘 탐나고 샘난다. 탐나고 샘나는 얘기는 회원님 사는 얘기를 소소하게 들으며 더 알게 되었다. 여름이면 제주 캠핑을 가족이 모두 떠나곤 한단다.

“곶자왈 안에 캠핑장이 있어요. 오름 분화구 잔디밭에 캠핑사이트를 만들어놨고 숲도 있어요. 밤 9시가 되면 손전등을 들고 곤충 대탐험을 해요. 밤에 볼 수 있는 곤충을 보죠. 딱정벌레가 많아요. 그냥 가면 심심하니 사슴벌레 수컷을 발견하는 걸로 미션을 잡고 가요. 손전등과 카메라를 들고 빛을 비추면서 사진도 찍고요. 사슴벌레를 발견하러 가는 거죠. 매년 그렇게 여름에 곤충을 보러 가요. ”

8년째 그렇게 제주도로 여름만 되면 딱정벌레를 만나러 제주캠핑을 간단다. 봄 되면 4월에서 5월 동안 계획을 짜고 셋이 머리를 맞대며 이제는 다른 곳을 가보자고 말은 하지만 제주만큼 좋은 곳도 없단다. 여름에 더운 날씨 피해 물에서 놀고, 숲에서 놀고, 육지 안에서 그만한 장소가 없다며 극찬을 하였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집인 것과 눈떠서 편백 숲 잔디밭이 깔린 캠핑장은 그야말로 그곳이 바로 무릉도원이겠다 싶었다. 캠핑가기 전 아내도 걱정했는데 한번 경험해보고 나서는 이제는 무조건 캠핑이란다. 가족과의 제주캠핑 경험을 담은 제주 캠핑 책도 내년 상반기 정도 되면 출간이 된다 하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인천녹색연합 정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하천복원이에요. 녹색연합에서 이슈를 제기 했을 때 엄청 박수쳤어요. 인천녹색연합이 도시의 환경문제를 다루는 환경단체구나 싶었지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역시나 도시 자연관찰과 제주캠핑이란다. 회원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녹색연합의 목소리가 실제로 인천이라는 도시를 바꿀 수 있는 그런 종류의 힘 있는 목소리가 나왔으면 좋겠단다.

“허공에다 대고 얘기하는 게 아닌 실제 바꿀 수 있는 그런 일들, 그랬으면 좋겠어요.”

 

최성용 회원님의 책⟪시티그리너리⟫,⟪우리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내일의 도시를 생각해⟫과 한국일보 오피니언, ‘최성용의 도시연서’를 통해 도시와 생태라는 대상을 탐구하고 글을 쓴 기록도 읽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최근 ⟪동네에서 자연을 관찰하는 9가지방법⟫ 책이 출간되었다.

 

 

글쓴이: 김현희(바오밥)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매일 아침 새벽기상하여 논어필사를 하고 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일상화하고 독서로 자기 경영과 인문학적인 삶을 실천하며 가정과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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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생태환경잡지 <초록세상> 238. 겨울호에 게시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