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_게눈후기] 갯벌가는 길

2022년 7월 12일 | 게눈

하나 둘 친구들이 차에서 내리기 시작합니다.
‘모이는 장소가 낯설지는 않을까?’, ‘잘 찾아올수 있을까?’ 걱정과 함께 기다렸습니다.
“공항가는길”이 들뜬 발걸음으로 설레이는 길~ 이라면 “갯벌가는길”은 어떤길일까? 공항을 바로 옆에두고 점점 옆으로 밀려나는 갯벌, 우리는 그 갯벌을 가는길조차 밀려납니다. 그마저도 대형카페가 들어서 가림막과 사유지로 진입조차 쉽지 않습니다. 솔밭사이로 솔향기를 맞으며 달려들면 우리를 반겨주던 마시안 갯벌~~~
그러나 2022년 6월 “갯벌가는길”은 “쉿, 조용해야해”, “고약한 냄새나요”, “조심해”, “잘 따라와” 소리로 가득합니다. 보통의 갯벌 가는길과는 사뭇 다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물음과 함께 갯벌 오는길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막은거에요? 라는 질문에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로 말해 버렸습니다.
내 이야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갯벌에 자석이라도 붙여놓은 듯 향했습니다. 모레가 많이 쓸려나가 자갈이 많아진 갯벌 사이로 수많은 고둥들이 움직였습니다.
“선생님 움직여요. 와 살아있나봐요”
“선생님 여기도요”
“이건 뭐에요”
“물고기도 잡았어요”

이렇게 만난 갯벌생명이 민챙이, 갯지렁이, 고랑따개비, 갯우렁이, 황해비단고둥, 풀게, 밤게, 길레, 콩게, 망둥어, 총알고둥, 가무락조개, 쏙붙이, 접시조개, 군부, 꼬시래기, 털보집갯지렁이관 입니다. 친구 하나가 갯벌에 빠진 사이 모레속에 있던 쏙붙이 수십마리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보이지 않는 갯벌속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을까요?

아직은 갯벌이 낯선 친구도 있지만, 조심스럽게 손바닥에 집게를 올려보던 모습이 마치 아기같았습니다. 살아 숨쉬는 생명을 만난다는건 우리도 살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만난 살아 움직이는갯벌 생명들이 갯벌오는길에 났던 고약한 냄새들을 싹 잊게 해줍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그 길을 돌아왔네요.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갯벌가는길“에는 다시 솔향기가 가득하길 바래봅니다.

글.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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