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의 의미
2021년 7월 2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Getbol, Korea Tidal Flat)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2007년 등재된 제주도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은 한국의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과 같은 한반도 서남해안에 있는 갯벌 1,284.11㎢가 등재 지역에 해당된다.
세계유산이란 「세계유산협약」(1972)에 의거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뛰어난 보편적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있다고 인정하는 유산으로 전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인류의 미래세대를 위해 물려주어야 할 만큼 탁월한 가치를 가졌다고 세계적으로 인정된 것을 의미한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는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등 모두 14건의 문화유산과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 한국의 갯벌까지 2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갯벌은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중간기착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등재 당시, 세계유산위원회는 인천, 경기 지역의 주요 철새서식지를 추가로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이 주요 철새서식지에는 인천, 특히 강화갯벌이 포함된다.
한강, 임진강, 예성강을 통해 흘러나오는 유기물로 넓게 펼쳐진 강화갯벌은 새우, 바지락, 동죽, 낙지, 갯지렁이, 꽃게와 같은 다양한 저서생물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학이라 불리는 우리에게 무척 친근한 두루미는 겨울이면 강화갯벌을 찾는다. 논두렁, 갯벌 같은 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두루미는 동북아시아 전역의 습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3,500여마리 밖에 남지 않은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자 인천의 시조다.
전세계 6,600여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저어새의 80%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성장한다. 인천의 갯벌은 저어새의 고향이자 먹이터인 것이다.
러시아 극동지방과 미국 알래스카에서 태어나는 알락꼬리마도요, 큰뒷부리도요와 같은 물새들은 우리나라를 거쳐 호주와 뉴질랜드로 이동한다. 지구 반 바퀴를 날아가야 할 이들에게 인천 갯벌은 중간에 꼭 쉬어가야 하는 휴게소와 같은 곳이다.
이 같은 중요성으로 인천광역시도 인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유산등재는 군·구 지자체에서 시작해 시도지사가 잠정목록 대상을 국가유산청에 신청하는 과정을 거친다. 군·구 기초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다. 지정 이후 유산 보전을 위한 지역 주민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주민수용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오해하는 군민들이 있다. 세계문화유사인 고인돌 유적지 등으로 규제를 겪은 바 있기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 규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은 이전의 문화유산들과는 다르다.
한국의 갯벌은 유산가운데 유일하게 습지보전법의 보호와 관리를 받고 있다. 유산지역으로 해당 법률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다.
습지보호지역은 주민들의 어업활동을 인정하고, 갯벌 생물의 다양성 및 어족자원 확보를 위한 종패사업 등에 예산지원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한 충분한 정보 공유가 부족한 상황이다. 주민대상의 경청회나 설명회가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2021년 6월, 강화군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강화갯벌 세계유산등재 찬성의견이 73.5%로 확인된바 있다.
그리고 최근 2024년 4월 진행된 강화군민의 강화갯벌 세계유산 인식조사에서는 유산등재에 75.7%가 찬성의견으로 확인되었다. 3년전보다 더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찬성 이유를 보면 자연유산보존에 대한 기대가 41%, 관광자원 등 가치창출 39.2%로 확인되었다.
반대의견 7.4%의 그 이유는 엄격한 규제발생 50.4%, 주민생활 불편 32.1%로 비추어 볼 때 주민들에게 정보전달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된다.
사실상 군민들은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야말로 강화군이 나설 때이다. 강화군은 강화갯벌의 가치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 인천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신정은
* 강화뉴스에 2024년 5월 22일자로 실린 기고문입니다.
원문은 다음 링크를 통해 확인가능합니다.
[강화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의 의미 – 인터넷 강화뉴스 (ganghw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