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인천시의 무탄소 연료 전환, 무탄소 연료는 하늘에서 떨어지나
– 인천시, 영흥석탄발전소 ‘조기폐쇄’ 공약 ‘무탄소 연료 전환’으로 변경 계획 밝혀
– 암모니아 혼소는 효과면에서 대안이 될 수 없고, 수소 전소 기술은 불확실해
– LNG도 화석연료로 생산과 운반, 연소 과정 고려한다면 석탄의 대안 될 수 없어
– 에너지 수요 조절, 재생에너지 확대 집중해야
인천시는 지난 9월 3일, 민선 8기 지방선거 공약이었던 영흥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 2030년 ‘폐쇄(LNG전환)’ 공약을 ‘무탄소 연료 전환’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시는 영흥화력 1,2호기는 2035년부터 수소 전소로, 3,4,5,6호기는 암모니아 혼소를 거쳐 2039년부터 순차적으로 수소 전소로 전환해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암모니아 혼소는 효과면에서 대안이 될 수 없고, 수소 전소 기술은 불확실해 실행을 담보할 수 없다. 기술이 담보된다 하더라도 수소를 생산하는 원료가 화석연료라면 의미가 없다. 민선 8기 공약이었던 ‘영흥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 2030년 폐쇄’ 의미도 연료를 석탄에서 LNG로 전환하는 것으로, 화석연료인 LNG의 생산과 운반, 연소 과정을 따진다면 결코 석탄의 대안이 될 수 없다.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에너지 생산에 시간과 예산을 낭비해선 안 된다. 암모니아 혼소도, 수소 전소도, LNG 전환도 아닌 ‘완전 폐쇄’로 공약을 변경하고,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등 에너지 생산과 소비 시스템을 전환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암모니아 혼소는 석탄 발전의 80%를 유지하고 20%의 암모니아를 혼합하는 방식이다. 핀란드의 대기 환경 연구단체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와 기후솔루션은 공동으로 발간한 <독성물질의 위협, 암모니아 혼소에 의한 미세먼지 증가와 건강피해> 보고서를 통해 암모니아 혼소의 탄소배출량 저감 효과는 기존 대비 20% 수준으로 크지 않으면서 미세먼지 발생으로 인한 건강 피해 위험은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수소 전소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약 96%는 화석연료인 LNG를 고온의 수증기를 촉매화학반응을 통해 생산한다. 약 1kg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 10kg을 배출해 ‘그레이 수소’라 한다. 그레이 수소의 이산화탄소를 포집 처리해 온실 가스 배출을 거의 하지 않아 청정 수소로 홍보된 ‘블루 수소’ 또한 화석연료 기반이며, 그레이 수소 온실가스 배출량의 9~12% 정도 밖에 저감하지 못한다고 밝혀졌다. 수소발전이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 수소’여야만 한다. 인천시의 새 공약인 ‘무탄소 연료 전환’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 수소를 전소 할 때 비로소 성립한다.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인천시청 앞에 설치된 기후위기 시계 앞자리는 4년으로 바뀌었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남은 시간이 5년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 중앙부처 탓만 할 수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색하지 않은 채 기술로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다는 기술만능주의에 빠져서도 안 된다. 기후위기를 막을 길은 확실하다. 화석연료 발전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에너지 수요를 조절하는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천시는 우리 앞에 다가온 기후위기를 외면하지 말라.
2024년 9월 5일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