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25 인천 생물다양성 포럼 ① – 생물다양성의 이해와 인천 계획의 필요성

2025년 4월 16일 | 생태계보전, 활동

안녕하세요! 인천녹색연합 활동가 감풀입니다. 어제 인천의 생물다양성 정책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습니다. 포럼은 인천녹색연합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했습니다. 이번 후기에서는 주관단체의 활동가라기보다 한 사람의 참여자로서 포럼에서 나온 논의를 요약하고 소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주제 발표는 ‘생물다양성 전략’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먼저 자연환경에 관한 정부의 여러 계획 중의 하나인 생물다양성 전략이 다른 계획들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정리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생물다양성 전략은 우리 사회 전반의 정책과 제도를 전방위적으로 개선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나아가 증진하기 위한 포괄적인 청사진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 생물다양성 전략이 실제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전략이 생물다양성 협약을 기반으로 어떤 내용으로 만들어졌는지, 그중에서도 한국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핵심 목표를 언제까지 달성하고자 하는지 제시되었습니다.

네 명의 지정 토론자가 시민사회, 시의회, 시 정부에서 나와 생물다양성 전략 수립과 이행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논의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중심적으로 논의된 것은 ‘생물다양성 전략을 이행하려면 정부 조직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겠나’하는 것이었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생물다양성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바뀌고 정부 조직이 구조적으로 변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시의회와 시 정부의 토론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이 유의미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정부에서는 중앙정부 단위에서 전략 이행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정부 조직의 구조적 변화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광범위한 내용의 전략을 세분된 단위의 조직에 맡겨둔 상황임을 설명했습니다.

시의회에서도 실질적인 전략 이행이 가능한 행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또한 전략 수립과 이행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생물다양성 전략에 압도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이야기로 느껴지고 모든 것을 뿌리부터 바꿔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전략의 내용을 접하는 많은 분이 이런 느낌을 받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차근차근 풀어가면 어느새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포럼의 기대효과는 ▲ 생물다양성의 개념과 보전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 관련 제도적 틀과 계획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포럼이 발제자와 지정 토론자 위주로 진행되었다 보니, 생물다양성의 개념과 보전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이미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었습니다. 반면, 제도적 틀과 계획 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기초적인 수준에서 잘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포럼에서 나온 의견들은 대부분 지금의 정치, 행정 체계가 생물다양성 전략을 끌어안기 어렵다는 인식에 기반했습니다.

생물다양성 전략은 광범위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다루기 어렵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물다양성이라는 주제를 지금까지 특정 종이나 서식지를 보전하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적절히 인간 활동을 조정하는 것에 국한해 왔다면, 앞으로는 우리의 생활양식과 산업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작업으로 확장해야 하다 보니 다뤄보지 않은 문제를 다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지정 토론에서 나왔던 이야기처럼, 생물학 전공자 혹은 생태 전문가가 생물다양성 문제를 다뤄온 사람들이었는데, 생물다양성 전략은 법학 등의 사회과학 전공자, 그리고 산업 전문가도 이것을 자기 문제로 생각하고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죠. 이는 내용상으로도 새로울 뿐 아니라, 관계를 맺어야 하는 사람들도 새롭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의 일부로 드러난 것이 행정 체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행정 조직도 산업을 담당하는 부서와 환경을 담당하는 부서가 그간에 없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앞에 놓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인천 생물다양성 포럼은 앞으로도 이어집니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참가자 전원 단체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