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군기지 위험폐기물 불법처리 긴급 기자회견문

2011년 5월 26일 | 성명서/보도자료, 토양환경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환경 범죄 사과하고 환경오염 치유 책임져라!

부평미군기지 한미공동 환경오염 조사 즉각 실시하라!

 

주한미군이 1978년 경북 칠곡의 캠프 캐롤에 맹독성 물질인 고엽제를 불법 매립한 사실이 밝혀져 우리 국민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에서도 오염물질의 불법 처리가 대규모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1991년 미 공병단 내 건설연구소가 외부용역을 통해 발간한 ‘미 8군과 주일미군의 위험폐기물 최소화 방안’이란 제목의 51쪽짜리 문서는 1987∼89년 캠프 마켓이 처리한 폐기물의 구체적인 양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1987년의 경우 △수은폐기물 10파운드 △배터리 산(酸) 21캔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 43박스 △용제(溶劑) 슬러지 17드럼 △석면 2580파운드 △트랜스포머 오일 448드럼 등의 폐기물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9년에는 독성물질인 폴리염화비페닐(PCBs) 448드럼을 한국 처리업자를 통해 처리했으나 관련 기록을 남겨놓지 않았다가 미 회계감사원(GAO)에 지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지난 2008년 인천 부평구청과 2009년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이 부평미군기지 주변지역에 대한 환경오염을 조사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와 벤젠, 납 등이 검출되어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특히 DRMO시설이 인접한 주변인 산곡4동 경남4차, 한신아파트 주변은 중금속 오염이 심각했고, 환경관리공단은 이 지역의 오염이 미군기지 내부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환경오염 조사과정에서도 오염원인 제공지인 부평미군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 지지 않아 오염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근본적인 치유대책 마련이 이루어 지지 못하였다.

 

이제 미군이 캠프 마켓에서 중금속 등 유독 물질을 폐기한 사실을 미군의 책임으로 작성된 문서가 밝힘으로써 환경관리공단 등이 지적한 내용이 사실임이 명확히 입증되었다. 우리는 심각한 피해를 불러올 것이 명확한 ‘위험폐기물’을 한국 땅에 비밀리에 조직적으로 불법 매립한 미국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경북 칠곡의 캠프 캐럴, 경기도 부천의 캠프 머서에 이어 인천의 캠프 마켓에서도 미군이 유독물질을 폐기한 것은 일개 부대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미군이 ‘위험폐기물’인 것을 알면서도 공식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를 처리한 것은 고의적인 국가 범죄에 해당한다. 이에 우리는 미군의 폐기물 불법 처리와 한국민에 대한 피해 유발에 대해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공개된 미군기지의 유독물 불법 폐기 사실은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위험물질에 대한 불법 폐기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캠프 마켓의 환경범죄에 대한 한미공동조사단 구성을 요구한다. 여기에는 공신력있는 민간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의 실질적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도 허용되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현장 발굴조사 등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이에 기초하여 미국이 책임지고 환경오염에 대한 치유와 피해 배상을 해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관례인 오염자부담원칙에 위배되는 불평등한 한미SOFA의 환경조항도 공정하게 개정해야 한다.

 

최근 부평미군기지 DRMO 조기반환 관련 한미간 협상이 진행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군 측에서 시설이전에 따른 보수유지비를 지자체에서 부담하라는 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조기반환의 조건은 무엇보다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오염자인 미국의 환경오염 치유와 피해 배상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지난 50년간 무상으로 기지를 사용하고도 이전비용까지 인천시민의 혈세로 부담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인천시민과 부평구 주민들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부평미군기지로 인해 많은 불편과 희생을 감수해 왔다. 더욱이 미군의 유독물질의 불법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까지 감수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우리는 시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미국의 우리 국민과 국토에 대한 환경범죄의 올바른 해결과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 나갈 것이다.

 

2011년 5월 25일

 

인천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인천환경운동연합,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부평미군기지반환 인천시민회의, 진보신당 인천시당, 민주당 인천시당,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