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캠프마켓 주변지역 조사결과에 따른 민관공동조사단의 견해
부평캠프마켓 주변지역의 조사가 끝남에 따라 그 주요 결과와 의미를 명확하게 하고 필요한 후속조처를 제안하기 위해 민관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의 공식적인 견해를 아래와 같이 밝힙니다.
1. 부평의 현 캠프마켓과 이미 반환된 그 주변지역의 토양오염의 심각성은 이미 어느 정도 확인이 된 상태이었으나, 캠프캐롤의 오염문제에서 촉발된 고엽제와 다이옥신 등 유해화학물질의 오염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기존에 제한적이었던 조사지역도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오염에 의한 주민건강의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본 조사가 계획되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조사를 합리적이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진행하기 위해 시민단체, 전문가 그리고 부평구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공동조사단이 꾸려져서 계획단계를 포함한 조사의 전 과정을 관리하도록 하였습니다.
2. 이번 조사의 주요 목표는 기존에 수차례 조사됐던 지역을 포함하여 부영공원 전 지역의 오염도를 평가하고 그를 근거로 오염토양정화를 위한 정밀조사의 범위를 제시하는 것과 DRMO 주변지역에 대해 기존조사에서 미진했던 고엽제와 다이옥신을 중심으로 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오염도 대해 밝히는 것입니다.
3. 2011년 12월에 농어촌 공사가 조사기관으로 선정되었으며, 공동조사단과 수차례의 협의를 거쳐 조사계획을 수립한 뒤 2012년 2월 28부터 현장조사가 시작되었으며 본래의 계획에 따라 8월 말경에 마무리 됐습니다.
4. 조사는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첫 단계 조사는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서 전반적인 오염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조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두 번째 단계 조사는 첫 단계 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정밀한 조사를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5.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영공원은 기존에 조사됐던 구역뿐만 아니라 새로 조사된 다수의 지점에서 유류, 벤젠, 자일렌, 납, 구리, 아연 등의 오염물질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밝혀져 부영공원 부지의 상당 부분에 대해 오염의 정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습니다.
6. 부영공원의 조사지점 가운데 특히 산곡남초등학교와 매우 가까운 공원외곽경계지점에서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고농도의 유류오염이 확인되었는데, 이 지점에서의 유류오염물질의 이동가능성과 과거의 토지이용도를 고려할 때 이 결과는 산곡남초등학교 부지의 오염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7. DRMO 주변 지역에서도 유류와 납, 아연, 구리 등의 중금속 오염이 우려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이 지역에 대해서도 오염의 정화가 필요한 상태임이 확인됐습니다.
8. 다이옥신 오염도조사는 그 시간적 비용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두 종류의 조사(예비조사의 성격을 가진 생물독성조사와 다이옥신 오염도를 직접 결정하기 위한 화학분석조사)가 순차적으로 실시됐습니다. 화학분석결과에 따르면, DRMO와 부영공원의 여러 지점의 표토에서 국내의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은 오염도가 관측되었습니다. 이 오염도의 수준은 또한 국외의 다양한 다이옥신 준거값들을 초과하기 때문에, 사람의 건강에 대한 악영향을 일으킬 수도 있는 수준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생물독성조사의 결과는 조사된 토양들이 화학분석결과에 기초하여 계산된 독성값보다 훨씬 높은 독성을 보여 주고 있어서 그러한 악영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오염으로 인한 조사지역 토양의 독성 수준과 원인에 대한 정밀한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9. 한편 공동조사단은 관련된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조사지역의 다이옥신의 기원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였습니다. 우선, 다이옥신이 보통은 검출되기 어려운 수 미터의 깊이에서 타 지역의 표토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다이옥신의 주요 출처인 많은 종류의 대기배출원의 가능성을 배제함과 동시에 과거에 다이옥신을 미량 함유한 유해화학물질이 조사 지역에 매립됐을 가능성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유해화학물질의 매립은 과거 DRMO지역의 용도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있을 수 있으며, 또한 조사지역 토양의 생물독성이 다이옥신에 의한 것보다 더 높게 나온 까닭도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과거 매립되었을 수도 있는 다이옥신 함유 유해화학물질을 찾아보기 위한 추가적 시도로서, 고엽제를 포함하여 기존에 알려져 있는 다이옥신 함유 화학물질들 속의 다이옥신 이성체들의 분포형태와 이번 조사지역의 토양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의 이성체분포 특성을 (주요인분석기법으로) 비교하였습니다. 그 결과, 월남전에서 사용되었다는 고엽제(agent orange)나 다른 화학물질, 혹은 쓰레기소각 보다는 제초제의 원료나 방부제, 농약 등 다양한 용도를 가지고 국내에서도 많이 사용되었던 펜타클로로페놀(pentachlorophenol)의 염에 함유된 다이옥신과 더 비슷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러한 비교결과와 더불어 고엽제나 그 부산물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던 이번 조사결과는 조사지역토양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이 고엽제와의 관련성을 직접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서로 관련성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 또한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조사단은 다음과 같이 강력히 제안 혹은 권고합니다.
1. 부영공원 부지의 상당 부분과 DRMO 주변지역은 현재 명백히 정화를 필요로 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정화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한 정밀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화는 유류, 휘발성유기오염물질, 중금속, 다이옥신 등에 의한 복합오염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정밀조사의 항목에는 일차적으로 이들 오염물질들이 모두 포함되어야 합니다.
2. 부영공원과 DRMO 주변지역의 다이옥신 정밀조사 시에는 다이옥신만으로는 설명을 할 수 없는 토양의 높은 생태독성의 수준과 원인을 분명하게 하고, 효율적인 정화의 범위와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 다이옥신뿐만 아니라 다이옥신과 같은 독성을 가진 유해화학물질들에 대한 조사가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3. 성인에 비해서 어린이들의 건강은 오염물질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산곡남초등학교부지의 오염도조사가 하루 빨리 실시되어야 합니다.
4.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하여 부영공원의 이용과 캠프마켓을 둘러 싼 경계인접지역의 식용작물재배는 중지되어야 합니다.
5. 추후의 정밀조사에서도 이해 당사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번 조사와 마찬가지로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해서 조사를 진행 시키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며, 조사와 관련된 모든 과정 및 결과가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6. 향후 부영공원과 캠프마켓 주변지역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평구-인천시-환경부-국방부-산림청 등의 관계기관과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TFT가 필요합니다.
2012. 9. 25.
부평캠프마켓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 민관공동조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