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계습지의 날 기념 성명
-연안습지 매립하는 신규준설토투기장 전면 재검토하고,
-계양산과 논 습지 등 내륙습지에 대한 보전계획 수립해야.
2월 2일은 람사르협약에서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지정한 세계습지의 날이다. 람사르협약은 1971년 물새서식지인 습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협약으로 한국은 1997년에 가입했다. 하지만 인천에서는 대표적인 연안습지인 갯벌에 대한 매립정책을 펼쳐와 자연 해안선이 존재하지 않을 지경이며, 내륙습지 또한 과도한 토지이용에 의해 남아 있는 곳이 매우 적어 지금이라도 보전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동안 인천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인천국제공항, 청라지구, 송도신도시 등의 대규모 개발로 수많은 갯벌이 매립되어 왔으며, 인천항 준설토투기장건설로 인해 여의도면적의 4배가 넘는 갯벌이 사라졌다. 거기에 더해 전세계 3천마리도 채 남아 있지 않은 저어새의 10%가 태어나고 자라는 수하암과 갓섬 인근에 영종도신규준설토투기장이,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으로부터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 송도신규준설토투기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어류의 산란지이자 물새들의 먹이터인 바닷모래의 무분별한 채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조력발전소 계획 또한 존재하고 있다.
인천의 대표적인 내륙습지로는 계양산과 논 습지를 꼽을 수 있다. 계양산은 습지가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수도권최대규모의 두꺼비 산란지이자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인위적인 간섭이 많아 양서류 번식실패가 우려되며, 불법경작과 군부대 사격훈련 후 처리 미비 등으로 인해 습지의 오염이 확인되기도 했다.
인천내륙의 계양구·부평구 일대 논 습지는 멸종위기2급 금개구리 서식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산업단지, 택지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보호대책수립이 시급하며, 각종 오염에 노출되어 있어 서식환경개선이 필요하다. 과거 논 습지는 벼농사를 위한 곳으로만 인식되었는데, 2008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협약당사국총회에서 ‘습지 시스템으로서 논의 생물다양성 증진’에 관한 결의안이 채택될 만큼 논이 가지는 생태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하고 지속가능한 습지 시스템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습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생명체의 서식지로서‘자연의 콩밭’이라 비유될 정도로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정화조 역할을 하며, 홍수조절 기능, 해안선의 안정화 및 폭풍방지 기능, 영양분과 먹이의 공급기능, 기후조절 기능까지 하는 등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여가활동과 교육 등 문화적 기능까지 더해지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논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학습체험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우포늪, 순천만 등 습지를 활용한 생태관광은 지역의 청정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국립철새연구센터 구축, 세계지질공원 지정 추진을 통한 연안보전대책및 활용방안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신규준설토투기장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생태적인 가치에 더해 인천시민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논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과 함께 현재 남아 있는 논 습지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이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계양산 주요습지에 대해서는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체계적인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북사면 전체를 포함하는 공원관리 계획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계양산 보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는 9월에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평창에서 개최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 이라는 슬로건을 주제로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논의가 예정되어 있다. 중앙정부에서는 지금이라도 생물다양성이 가장 우수한 습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보전방안과 지속가능한 활용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천에서도 동아시아~호수 철새이동경로(EAAFP)사무국, 녹색기후기금(GCF)사무국에 걸맞은 습지 보전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2014년 2월 2일
인천녹색연합
문의 :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녹색사회국장 010-7322-6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