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인천의 미래를 보다

2010년 4월 30일 | 점박이물범

                                             바다에서 인천의 미래를 보다!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미래(未來)는 현재를 기준으로 그 뒤의 시공간을 의미한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는 단절돼 있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이고 유기적인 것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올해 중점사업으로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일보, 인천의제와 공동으로 인천앞바다탐사, ‘바다에서 인천의 미래를 보다’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번 탐사는 인천앞바다에 대한 현황파악, 변화상 점검의 차원을 넘어 자연환경과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인천에는 40개의 유인도와 20여개의 환경부지정 특정무인도서를 비롯해 총 170여개의 섬이 있다. 특히 인천앞바다의 갯벌은 세계 5대갯벌로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등 국제적 멸종위기조류들의 최대번식지이며 호주와 시베리아를 오가는 수십만마리 도요물떼새들의 중간기착지로 전세계가 주목하는 곳이다.

  백령도는 잔점박이물범, 대청도는 모래사구와 대청부채가, 교동도는 나문재와 산자고가, 연평도에는 꽃게가, 강화도는 갯벌이, 장봉도와 대이작도는 풀등이, 덕적군도는 해안선이 자랑이다. 중앙정부에서도 습지보호지역, 생태계보전지역, 천연기념물 등으로 지정보호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인천시민, 특히 지역주민들은 그 존재와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광역시와 강화군, 옹진군은 세수확대와 지역개발을 명목으로 조력발전소건설, 갯벌매립, 바다모래채취, 골프장 중심의 관광단지개발 등 자연환경파괴, 공동체붕괴의 개발사업에만 앞을 다투고 있다. 인천의 미래인 바다가 개발이라는 광풍 앞의 촛불과 같은 신세인 것이다. 

 ‘전통 문화유산  자연 접목된 주민중심 생태 관광을’

  탐사단은 외부자본에 의한, 지역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개발사업이 아닌 지역주민의, 지역주민에 의한 생태관광을 인천앞바다의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 주목하고 있다. 이미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생태관광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긴 어렵지만 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전제로 그 지역의 전통문화와 자연에 대한 관찰과 이해, 교육과 해설이 포함된 관광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에 대안적인 고용과 수입기회를 제공하며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자연 및 문화유산의 보전인식 또한 높이는 관광형태이다. 

  물론 생태관광이 다른 형태의 개발사업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이 중심에서 행정과 전문가가 함께하고, 하드웨어 구축보다는 소프트웨어 발굴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탐사단은 주민과의 만남을 탐사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히말라야 라다크의 ‘오래된 미래’에서 물에 옷을 빨려는 문명인에게 일곱 살 소녀가 전한 작지만 깊은 울림이 생각난다. ‘그 물에 옷을 넣으면 안돼요, 저 아래쪽 사람들이 그 물을 마셔야 해요,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해요’

* 이 글은 2010년 인천앞바다 탐사와 관련하여 2010년 4월28일자 인천일보 기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