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해결 6월 굴포천 현장 모니터링

2021년 6월 22일 | 섬•해양

*해결 참가자 ‘송악’이 작성한 후기입니다.

쓰레기를 한강으로 떠내려가지 못하게 막는 거름망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확인했다. 철창과 철통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곳에 걸린 생활 쓰레기들이 나뭇가지와 풀로 뒤엉켜 물 위에 둥둥 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형형색색 다종다양한 쓰레기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게 그나마 치운 양이라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이 와 닿았다. 치우기 전에는 이보다 5배나 더 많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그나마 중간에 거름망이 있어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내려가는  것을 막았다고는 하나, 물속에 가라앉은 쓰레기들은 확인할 수가 없으니 걱정스러웠다.

굴포천2구간에서는 직접, 물위에 뜬 쓰레기를 삽으로 퍼서 어떤 종류의 쓰레기들이 나왔는지 확인하고 기록하였다. 석모도에서도 그랬듯 스티로폼이 13개로 가장 많았는데, 이같은 수치는 이곳 굴포천에 있던 스티로폼이 그대로 석모도까지 이동한 것임을 입증하는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밖에 페트병, 비닐봉지, 라이터, 캔 등 누구나 일상에서 쓰는 물건들이 많이 보였다.

쓰레기만 없었다면 망초, 큰금계국 등 화려한 꽃과 나무로 둘러싸인 하천의 경관이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수질을 오염시켜 수많은 생명들의 목숨을 위협할 뿐 아니라, 인간 스스로가 누릴 수 있는 자연 감상의 기쁨마저 앗아간 것이다. 

또 오늘은 내가 기록을 맡았는데, 굴포천에 모인 모든 쓰레기가 아니라, 일부만 떠서 기록을 한 건데도 많은 종류와 개수를 적느라 손을 쉬지 않고 움직였던 기억이 난다. 도대체 이 많은 쓰레기들은 누가 버린 것일까. 

고속도로 위에서 차밖으로 던진 쓰레기가 빗물받이와 파이프를 통과해 목수천으로 그대로 흘러들어오는 모습, (우리가 흔히 하수도라고 생각하는) 바닥에 깔린 철창이 사실은 하천으로 이어지는 빗물받이였다는 것과  그를 통해 엄청난 양의 담배꽁초가 하천으로 유입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오늘은 어제 비가 온 탓에 쓰레기가 많이 보이지 않았지만, 비가 오기 전에는 300개의 담배꽁초가 발견되었다고 하니 필터부분의 미세 플라스틱이 수질과 해양 오염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빗물받이가 하수도가 아니라 하천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오늘 처음 알았다.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려 그곳에서 쓰레기와 물이 함께 흘러나오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니,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는 말의 의미를 비로소 체감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담배꽁초같은 경우 흡연자 대부분이 쓰레기통에 버리기보다 길가에서 피우고 빗물받이를 재떨이로 삼는 모습을 흔히 봐 왔는데, 그렇게 버려진 수많은 담배꽁초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물과 바다를 더럽힌다니…또, 고속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들도 별도의 여과장치 없이 기다란 파이프관을 따라 하천으로 바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니 충격적이었다. 오늘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하천도 그렇고 바다도 그렇고 대체 왜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 걸까, 누가 물에다 자꾸 쓰레기를 버리나 의문이었는데, “빗물받이”의 존재를 깨달은 오늘에서야 비로소 쓰레기의 유입경로를 알게 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