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마켓 토양오염정화와 역사문화보전, 지금까지처럼 합리적인 논의를 기대합니다.

2021년 10월 21일 | 성명서/보도자료, 토양환경

[공개의견서] 캠프마켓 토양오염정화와 역사문화보전, 지금까지처럼 합리적인 논의를 기대합니다.

캠프마켓 일부가 반환되어 현재 토양오염정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제강점기 조병창 병원으로 추정되는 건물에 대한 존치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마치 토양오염정화와 대립되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10월 22일에 개최되는 인천광역시 부평미군기지 시민참여위원회에서 합리적인 논의가 되길 바라며 공개의견서를 전달합니다.

캠프마켓 토양오염문제는 2000년대부터 환경단체뿐 아니라 지역시민사회단체들 대다수가 관심갖고 함께 대응해 온 환경현안입니다. 2011년 부평구가 주관한 민관공동조사단이 구성되어 캠프마켓 주변지역 다이옥신 오염조사를 실시했고, 캠프마켓 내부 토양오염 개연성도 확인했습니다. 환경단체는 캠프마켓 반환 협의 과정에 내부 토양오염조사를 실시한 사실을 인지하고, 정보공개소송을 진행했고 결국 외교부, 국방부,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오염현황을 발표했습니다.

가장 큰 논란이 되었던 다이옥신은 국내법인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오염물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정화기준도, 정화사례도 없었습니다. 지역주민과 시민사회는 다이옥신 오염정화를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오염물질에 다이옥신이 포함되었습니다. 일련의 과정은 시민사회만이 아니라 정치권, 행정의 협력이 있었고 특히 인천광역시 부평미군기지 시민참여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캠프마켓 오염과 관련하여 그동안 시민사회의 기조는 ‘오염원인자인 미군이 오염문제 책임져라’, ‘깨끗하고 안전한 땅으로 반환받자’였습니다. 오염문제 관련해 미군이 책임지도록 만들진 못했지만 현재 내부 정화중에 있습니다. 다이옥신 오염정화는 곧 완료된다는 소식입니다. 다행입니다. 다이옥신오염이 많이 부각돼 있어서 그렇지, 캠프마켓의 토양과 지하수는 각종 중금속과 유류로도 오염돼 있습니다. 이 오염 또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최근 ‘토양오염정화’와 ‘조병창 건물 존치’가 대립되는 프레임이 형성되고 또 지속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오염정화, 역사문화보존 모두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토양오염정화는 ‘가치’의 문제가 아닌 ‘법적’인 문제입니다. 토양환경보전법상 일정 수치 이상의 오염이 확인되면 정화해야 합니다. 조병창 건물 주변과 하부에 정화해야 하는 수치의 유류오염이 확인되었습니다. 유류오염, 가볍게 여길 부분이 아닙니다.

조병창 건물을 존치한 상태로 정화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건물의 안전성도 그렇지만, 건물을 그대로 둔 채로 정화하는 ‘지중정화’ 방식은 건물을 제거한 뒤 정화하는 ‘굴착정화’ 방식보다 정화결과가 불확실합니다. 환경전문가들도, 토양정화업체도 지중정화를 할 경우, 또다시 오염이 확인돼 정화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왔다고, 또 안전문제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정화비용이나 기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균질하지 않은 토양특성 때문입니다.

건물을 존치한 채로 정화를 시도한다면 한 번 정화로 끝나지 않고 또다시 정화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정화업체, 토양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을 떠나서 이러한 결과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며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다양한 정화방법을 검토했듯 다양한 역사문화보전방안 또한 논의되기를 기대합니다.

시민참여위원회는 지금까지 여러 영역의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까지 함께 합리적으로 캠프마켓의 여러 사안들을 논의하며 해법을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건물 존치냐’, ‘토양오염정화냐’ 가치 충돌 프레임으로 몰고 가지 않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합리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20211021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