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번째 우보호시 후기

2022년 4월 3일 | 우보호시

<스물 세번째 우보호시>
*일시 :  2022. 3. 25. 토 10시~15시
*코스 : 덕포진누리마을~부래도~손돌묘~대명포구~덕포진누리마을(약 8km)
*길동무 :  장정구, 박주희, 문경숙, 김복순, 이미화, 이영분, 신운섭, 최성용, 이미남인천해안선 걷기 두 번째 달, 2월은 성동마을부터 걸었고 이번달 3월은 그길을 이어 덕포진누리마을부터 걸음을 시작하였다. 밤사이 아침까지 내리던 봄비는 다행히 걷기 시작할 무렵 그쳐 우중에 걷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었다.

덕포진은 바닷길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돈대와 포대, 파수청이 있던 곳으로 바닷길 건너 강화도의 용두돈대와 광성보가 바라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왕이 강화도로 들어가는 바닷길이 세 곳이 있었다고 하는데 성동나루로 들어가는 길, 덕포진으로 들어가는 길, 월미도로 들어가는 가는 길, 그중 오늘은 덕포진 해안길을 따라 부래도와 손돌묘를 거쳐 대명포구까지 걷는다.비온 후라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 청명한 하늘과 구름들, 생기 얻은 새싹들과 봄꽃들이 반가웠다. 생강꽃 찔레순 맛보기는 덤이었다.

평화로운 봄날이지만 부래도 부근 바다는 접근 금지 군사지역으로 목함지뢰, 나뭇잎지뢰 등 유실지뢰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한다. 어업하는 주민들도 군의 협조를 얻어야만 조업이 가능하다. 고려와 조선 때도 중요한 요충지였던 이곳은 지금도 군사적 요충지로 철책으로 가로막혀 남북의 분단을 실감케 한다.
강화도의 바닷길인 덕포진과 광성보 사이, 부래도 앞 바다는 성맥이 있어 물살 빨라 배들이 난파, 좌초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물을 건너기 전 부래도에서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곳이 아니었을까 추정된다고 한다.

한강하구 물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류의 영향을 알아야한다고 한다. 새우잡이 그물을 건지면 비가 오지 않을 때도 비닐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조류의 영향으로 장마철에 비닐들이 내려오다 밀물과 만나면 정체되어 뻘과 함께 쌓여있다 밀물이 세게 올라오면 묻힌 것을 띄우는 역할을 하고 썰물 때 내려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한다. 해안길을 걸으며 눈에 띄는 것이 쓰레기인데 바다 속도 심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사용한 쓰레기를 바다가 다 품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하다.
손돌목 전설은 ‘전설의 고향’에도 소개되었는데 충직한 손돌이 왕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손돌 이야기다. 억울한 죽임을 당한 후 그 혼을 위로해주기 위해 손돌목으로 부르고 손돌묘를 만들어 제를 지낸다고 하는데 봄이라 매서운 손돌이 바람, 손돌이 추위는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손돌묘 앞으로 바닷길 너머 초지진, 남장포대, 덕진진이 보이고 멀리 길상산, 정족산, 마니산이 바라보이는 멋진 풍경에 억울한 손돌을 뒤로 한 채 가슴이 탁 트이는 곳이었다.
강화도는 전략적 요새라고 하는데 병자호란 때 함락된 적이 있다고 한다. 강화의 옛이름은 갑비곶차(갑곶, ‘뾰족하게 튀어나온 강 입구’라는 뜻)라고 하는데 강화도는 고려 때부터 갯벌 매립을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매립이 되다 보니 상륙이 용이해져 군사적 요새로써 기능은 약화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김창수박사 주장) 최근 인천도 매립이 많아 지도가 바뀐 것처럼 강화도는 고려 때부터도 지도가 바뀐 셈이다. 매립으로 해안선이 바뀌어 상륙이 용이해질 정도라면 갑비곶차의 이름이 무색하다.
점심은 대명포구에서 포구답게 해산물 식당들이 많다. 회덮밥과 해물칼국수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덕포진누리마을로 향하였다. 아까 온 길이 해안선을 따라 걸었던 길이라면 이번에는 마을을 지나는 길이다.
김포는 단지로 조성된 공장지대가 없어 곳곳에 공장이 산재되어 있는 형태다. 김포 타월 마을의 경우 주변 공장의 오염 물질로 인해 주민 건강에 영향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보상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공장지대로 조성한 곳이 아니라 환경관리가 안 된다고 한다. 마을로 지나는 곳곳에도 주민들이 사는 집보다는 공장들이 눈에 더 띄었다. 공장을 곳곳에 세워두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떠넘기며 책임은 지지 않는 셈이다. 마을 곳곳에 들어선 공장이 마을 주민들의 터전을 뺏고 건강까지 뺏는 상황이라니 안타깝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6~7월쯤 우보호시에서 걷게 될 해안길 중 한 곳인 갓섬(매섬)에 들렀다. 저어새들이 남쪽에서 겨울을 나고 번식하기 위해 30~40마리 돌아와 있었다. 서식지와 번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저어새들! 작은 바위섬이나마 번식지로 사용할 것이다.저어새들이 있는 작은 바위섬 옆으로 오른쪽은 켬이 있고 왼쪽은 거첨도 자리다. 거첨도가 있던 자리는 옹진군 재정의 6~7%(약 200억원)를 차지한다는 해사가 염분을 빼며 팔려갈 곳을 기다리고 있다. 매년 옹진군은 해사 700만 루베(포크레인 1삽이 1루베 정도)를 퍼내고 있는데 공식적으로 퍼낸 모래의 양이 2억 8000만 루베라 하는데 실제로는 3배 이상 퍼냈을거라는 추정이다. 인천 섬들의 모래 유실이 눈에 띄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의 모래 팔아 생기는 득과 실의 주체가 각각 다르다는 생각과 인천은 가까운 이익만 보느라 정말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보호시에서 인천의 해안선을 걸으며 길동무를 만나고,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었다.

/ 글, 사진 : 이미남(사과나무)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