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 가로수 논란, 그 후

2022년 4월 8일 | 성명서/보도자료, 한남정맥•공원녹지

[발언대] 계양구 가로수 논란, 그 후

지난 2월, 인천 계양구 경명대로와 계양대로 일대의 가로수 339그루를 베어내고 소나무 379그루를 식재하는 계양구의 ‘도시바람길숲’ 사업이 논란이 됐다. 도시바람길숲이라는 이름으로 활엽수를 제거하고 침엽수를 심는 어처구니 없는 계획을 접한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여러 언론에 보도되자 산림청마저 우려를 표해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 계획변경을 전제로 인천시, 산림청, 환경단체가 논의한 끝에, 바람길숲 취지에 맞는 설계안을 계양구청이 다시 마련하기로 했다. 나무의 위험진단 평가등급은 A부터 E까지 있는데, 그대로 두면 쓰러질 위험이 있는 D·E등급의 벌목만 진행하되 사전에 안내를 해 시민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나무를 베려고 수관을 잘라버린 나무들의 처리는 설계안 마련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재설계안 협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람숲길 취지에 맞게 숲을 늘리는 것이었다. 도로변 바람길숲은 시원한 바람이 도심으로 효과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가로숲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로를 줄이고 풍성한 가로숲을 만들어야 한다. 갑자기 도로를 줄일 수는 없기에 가로수 하단부에 띠녹지를 최대한 확보해 가로녹지를 규모있게 조성하도록 변경했다.

기존의 가로수를 베어낸 곳에 소나무를 그대로 심을지를 두고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다. 소나무는 대기오염과 여름철 폭염에 취약해 가로수로 권장되지 않는 수종이다. 더구나 도시바람길숲은 찬 공기와 습기를 내뿜고 수목 그늘을 통해 복사열을 차단함으로써 폭염과 열섬현상을 완화해야 하므로 활엽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계양구는 이팝나무, 대왕참나무 등 활엽수를 심는 것으로 협의를 마무리했다.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나무 한 그루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특히 우리 생활에서 접하는 가로수의 기능은 중요해지고 있고, 그만큼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도시바람길 역할을 하는 나무와 숲을 더욱 늘려나가야 한다.

/ 최진우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 이 글은 2022년 4월 7일 경인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