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불법시설물로 천연기념물 콩돌해안 훼손
– 문화재청과 인천시 등 행정당국, 현장확인 후 적법조치 취해야
– 국가지질자원 보전과 활용 위한 중장기적이며 체계적인 방안 마련해야
최근 인천녹색연합은 천연기념물이며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핵심지질명소인 백령도 콩돌해안이 훼손되었음을 확인했다. 콩돌해안 육지부 위쪽에 매점 영업을 위한 건물이 다시 들어섰고 콘크리트 바닥공사가 진행되었다. 불법 점유는 물론 불법 현상변경으로 추정되는 행위로 콩돌해안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청과 인천광역시, 옹진군 등 행정기관은 즉각 현장을 확인하고 가건물의 철거 또는 위치조정과 콩돌해안 원상복구 등 적법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콩돌해안에 가건물의 매점이 들어섰고 영업을 해왔다. 인천녹색연합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21년 추석 즈음에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 계속 방치되었다가 최근 새로 건물을 짓고 콘크리트로 바닥공사까지 마친 상태이며 곧 영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콩돌해안에서는 파도를 따라 콩돌들이 유기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공적인 구조물은 경관을 훼손할 뿐 아니라 해안 지형의 변화까지 가져올 수 있다. 인공구조물의 설치는 정확한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백령도 콩돌해안은 1997년 12월 30일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되었다. ‘콩돌’이라 불리는 크고 작은 콩알 모양의 작은 돌멩이들이 길이 약800m, 폭 약30m의 해안을 덮고 있다. 평균 2.0~4.3㎝ 크기의 흰색·회색·갈색·적갈색·청회색 등 형형색색 콩돌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낸다. 콩돌은 백령도 지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규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근 해안의 규암 절벽에서 파도의 침식과 마모 작용으로 닳기를 거듭해 콩과 같이 작게 만들어진 자갈들이다.
또 콩돌해안은 2019년 6월 28일 백령도의 두무진과 사곶해변,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 소청도 분바위 등과 함께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로 인증받았다. 백령‧대청의 지질은 후기 시생대, 초기 원생대 환경을 연구할 수 있는 암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분포하여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질사연구에 국제적으로 높은 가치가 있다. 콩돌해안은 오랜 세월 동안 지각 변동으로 인해 규암 바위가 노출되었고 침식과 마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콩돌이 만(灣)형태의 해안에 퇴적되면서 매우 아름답고 특이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2021년 5월 27일에는 백령도 진촌마을과 하늬해변이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백령도의 생태자원과 경관자원의 보호와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국가지질공원 인증과 생태관광지역 지정 이후 더 많은 관광객들이 기대를 갖고 백령도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우수한 자연생태자원과 지질경관자원을 보호하면서 생태관광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와 같은 콩돌해안의 매점, 안내소 등 편의시설의 위치, 이용방식은 숙고하여 지역사회와 조정할 필요가 있다. 품격있는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준비를 위해 경관가치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백령대청 지질공원은 백령호 안쪽의 펄, 사곶해변의 모래 그리고 콩돌해안의 콩돌까지 좁은 지형이 다양한 지질특징을 간직한 곳이다. 그 지질학적 가치를 규명하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준비해야 하는 곳이다. 문화재청, 인천광역시와 옹진군은 콩돌해안 내 불법점유 시설물에 대해 적법한 조치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더불어 자연생태자원과 지질경관자원의 보전,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023년 3월 28일
인천녹색연합
* 사진1. 천연기념물 콩돌해안 바로 위쪽에 설치된 불법 가건물과 시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