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과 죽음이 교차하는 길
매년 봄이 오면 계양구 다남녹지와 청룡제 일대 방축대로 일대에는 생명과 죽음이 동시에 펼쳐집니다.
경칩이 지나고 생명이 피어나는 봄이 오면 두꺼비와 개구리들은 알을 낳기 위해 웅덩이가 있는 습지로 이동합니다.자동차가 지나다니고 도로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아주 오래전부터 새겨진 생명의 기억에 따라 본능적으로 이동합니다. 3월 12일(수) 저녁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저녁 아이들과 함께 후레쉬와 장갑 그리고 뜰채로 쓸 채를 들고 계양산 아래 다남녹지로 향했습니다. 어둑해진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마음을 졸이며 후레쉬를 켜고 샅샅이 살펴봅니다.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 설치해둔 유도울타리 밑에서 산개구리 1마리를 발견합니다. 아마도 알을 낳기 위해서나 암컷을 만나기 위해 웅덩이로 향하는 것으로 추측하는데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산개구리 1마리를 습지로 이동시켜 놓고 청룡정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말이라도 통하면 좋으련만
청룡정에서도 도로와 인도에 있는 두꺼비와 개구리를 구해주고 돌아서는 길에 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산개구리 1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올때는 보지 못한 로드킬이 바로 몇분전에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로드킬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길 옆에 묻어주고 나서 명복을빌어주었습니다. 혹시 몰라서 다시 간 다남녹지에서는 두꺼비 1마리가 길가에서 죽어 있었습니다. 죽음을 기록하는 것은 마음을 무거워지게 하지만 그래도 이 기록으로 또 일어날지 모를 다른 죽음을 막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다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더욱 집중해서 관찰한 결과 도로 제방에서 두꺼비 2마리를 발견해서 기록하고 습지로 이동해 주었습니다. 언제 이동하는 지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 지 말이라도 해주면 조금이라도 더 구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두구두구대작전에 함께하는 시민들
3월 16일(일) 비소식이 있어 더 많은 두꺼비와 개구리들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어 종일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하루 전날 긴급하게 두구두구 대작전에 참여할 시민들을 모았습니다. 계양구에 사는 회원님들과 귤현동 마을 카페와 SNS를 통해 긴급하게 홍보를 했습니다.그 짧은 시기에도 불구하고 지헌,진하 가족, 루빈-온율가족, 조은가족(인천아빠육아천사단), 이미자님, 김향란님, 강우연우네가족, 건우승현가족 이 신청하시고 모니터링에 참여해주셨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이동하는 두꺼비와 개구리들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보면서 어쩌면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꺼비와 개구리의 이동을 관찰하고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도로 한편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조금 더 따듯해지고 비오는 날이면 두꺼비와 개구리의 이동이 많아질 것 같아 더욱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만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두꺼비 이동을 모니터링하고 집중적으로 이동하는 날에는 살림행동과 기록을 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생명에게 이동할 권리를
대한민국 헌법 제14조에는 ‘모든 국민은 거주ㆍ이전의 자유를 가진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이러한 권리는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명들이 가져야 할 권리입니다.새들이 투명한 유리벽에 충돌해 죽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갈 권리, 두꺼비가 알을 낳기 위해 도로를 건너다 로드킬 당하지 않을 권리, 물고기들이 보나 댐에 막히지 않고 자유롭게 헤엄쳐 갈 권리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자유로울 권리를 침해했다면 최소한 죽음을 예방할 책임도 인간에게 있을 것입니다. 알을 낳기위해 짝짓기를 하기 위해 그리고 알에서 태어난 두꺼비들이 다시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그 걸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기쁨과 죽음을 기록하고 애도하는 두구두구대작전에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 두구두구 대작전에 함께 하는 방법 : 오픈카톡방 가입 -> 수시모니터링하여 두꺼비 이동 현황파악하기 -> 집중모니터링(집중이동시간 두꺼비 이동해주기와 기록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