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해양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회의 ‘아워 오션 컨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이하 OOC)’를 2014년부터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0번째 개최국으로 오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OOC가 개최됩니다.
이에 맞추어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이 OOC공동행동네트워크를 결성했습니다. 특히 개최국인 한국 정부가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중요한 의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길 촉구하며, <바다를 위한 시민사회의 요구> 이슈페이퍼를 만들었습니다.
4월 22일(화)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바다를 위한 한국 시민사회와 국회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다음주 화요일 OOC 사이드 이벤트에서도 관련 내용을 발표, 촉구할 예정입니다.
———————————————–
[기자회견문]
바다를 위한 한국 시민사회와 국회의 요구
4월 28일 부산에서는 제10차 아워오션컨퍼런스(Our Ocean Conference)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정부·국제기구·기업·시민사회 등 여러 주체가 참여하여 해양 환경 보전에 관해 논의하고 정책을 선언하는 국제 회의인 아워오션컨퍼런스는 우리 바다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최국인 한국은 해양 보호와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이고 선진적인 정책을 선언할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해양 환경 정책은 국제 기준보다 낮은 미흡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바다 면적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현재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은 3.05%에 불과합니다. 지정된 보호구역마저도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채 방치되고 있으며, 어업 등의 모든 행위가 가능한 낮은 보호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30%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보호구역 확대 로드맵을 구성하고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해역에서는 인간 활동을 제한하고 바다가 회복될 수 있도록 행위제한을 강화하고 보호구역의 관리 수준을 높여가야 합니다.
매년 줄어들고 있는 어획량은 남획과 불법어업으로 고갈되고 있는 우리 바다를 보여줍니다. 연근해 어업으로 잡는 물고기의 절반은 어린물고기가 잡히고 있어 해양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불법 어업을 근절하기 위해 수산물이 어획되는 순간부터 소비자의 식탁 위에 올라가는 순간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고 추적 가능하게 이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어린물고기에 대한 남획을 감시하고 어획과 양륙 과정에서 명확한 모니터링과 규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해양쓰레기 문제도 심각합니다.연간 약 14.5만 톤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65.3%는 육상쓰레기가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 것, 34.7%는 어업 등 해양 활동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버려진 쓰레기들은 작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해양생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어업에 사용되는 어구에 대한 전주기 관리와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어구 실명제를 도입하여 해양 쓰레기를 줄여가야 합니다.
기후위기로 이례적인 고수온이 발생하면서 해양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해양생물의 대규모 폐사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기본적인 모니터링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해양 생태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해양공간에 대한 개발과 해상풍력의 양적 확대에만 집중한 정책은 해양 환경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해양공간 개발에 대해 철저한 사전 영향 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생태와 재생에너지가 공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정비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번 아워오션컨퍼런스의 개최국으로서,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해양 정책에 대해 책임 있는 정책 선언과 이행을 이어가야 합니다. 국회와 시민사회는 4개 주제, 15개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우리 바다를 위한 한국 정부의 약속을 촉구합니다. 이 요구는 단순한 선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명확한 이행과 평가를 통해 우리 바다 환경 보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정부의 약속과 정책 이행 여부를 면밀히 감시할 것입니다. 해양 환경은 우리와 동떨어진 공간이 아닌, 우리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지금 한국 정부가 바다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