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세계 개구리의 날, 무엇이 개구리를 지킬 수 있는가?

2025년 4월 26일 | 생태계보전, 성명서/보도자료, 야생동식물, 양서류

오늘, 4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세계 개구리의 날(Save the Frogs Day)이다. 양서류는 가장 위기에 처한 척추동물이다.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8천여 종의 약 40%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양서류 보호가 시급한 이유다. 개구리는 양서류 중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군이다.

2022년 인천시 양서파충류 서식환경 모니터링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에는 12종의 양서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인 수원청개구리와 Ⅱ급인 금개구리와 맹꽁이를 비롯하여 인천시 보호종인 도롱뇽, 한국산개구리 등이 포함되어 있다. 도심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곡이나 논, 웅덩이에서도 관찰된다. 다만, 수원청개구리는 현재 인천지역 서식 여부가 불확실하다.

인천녹색연합은 2017년부터 양서류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매년 도심지 인근의 양서류 서식지를 모니터링 하며 양서류에 대한 다양한 위협을 확인한다. 양서류 서식지는 도심의 녹지로서 많은 사람이 찾는데, 사람들이 양서류 알이나 유생을 포획하거나 쓰레기를 투기하는 등 양서류를 위협하고 있다. 번식과 산란을 위해 물웅덩이를 찾아 인공 도로를 건너다가 차에 깔리고 발에 밟힌다. 공원 또는 하천 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양서류 서식지가 교란되고, 도로 건설이나 신도시 개발로 서식지 자체가 파괴된다.

세계 개구리의 날의 영문명 ‘Save the Frogs Day’를 번역하면 ‘개구리를 지키는 날’이다. 개구리를 지키는 날에 우리는 무얼 해야 하는가? 무엇이 개구리를 지킬 수 있는가?

양서류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자. 먼저 알아야 한다. 도심의 양서류 서식지에 양서류가 살고 있으며 보호해야 한다는 안내판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양서류를 있는 그대로 살 수 있게 하자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양서류 알과 유생을 포획하거나, 관찰하기 위해 돌을 옮기고 낙엽을 거두며 서식지를 변형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출입과 부적절한 행위를 제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공원 관리 또는 하천 정비사업을 다시 생각하자. 이런 사업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잘못되어 양서류의 서식지를 교란하기 일쑤다. 이른바 ‘깔끔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빽빽하게 자란 수풀을 베어내고, 물웅덩이 속의 낙엽을 걷어내고, 하천을 직선화 하고 있다. 이런 ‘정비’ 사업이 우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한 것인지 반문해야 한다.

양서류 서식지를 파괴하고 단절하는 도시 개발을 멈춰야 한다. 지금은 청라지구, 서운산업단지, 계양신도시가 된 곳에 있던 금개구리 서식지가 사라졌다. 금개구리를 대체서식지로 이주 시켰다고 하지만 양서류가 대체서식지로 옮겨져 잘 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바 없다. 540만평에 달하는 청라지구에 널리 분포해 서식하던 금개구리를 1만여평의 대체서식지에 이주시키고, 그 이주지마저 또다시 훼손된 사례는 대체서식지의 열악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오늘 세계 개구리의 날에 우리 모두 개구리를 지키기 위해 무얼 할 수 있는지, 개구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기 바란다.

2025년 4월 26일

인천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