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섬의 날을 맞이하여

2020년 8월 9일 | 섬•해양

[논평] 제2회 섬의 날을 맞이하여
– 인천의 섬들은 남북교류협력, 한반도 평화정착의 마중물 되어야
– 섬의 가치를 발굴하고 알리는 등대의 불을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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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어제는 제2회 섬의 날이었다. ‘국민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자 미래의 잠재성장 동력인 섬의 가치를 높이고 중요성을 기념하기 위해’ 2018년 행정안전부가 제정했다. 불과 2년 전 제정된 기념일인데, 시끌벅적한 기념식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또 다시 섬이 잊혀지는 듯하여 안타깝다. 체계적이고 굳건하게 섬의 가치를 발굴하고 알리기 위한 등대의 불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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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명시되어 있지만 3천개가 넘는 섬들은 잊혀진 영토이다. 오랜 시간을 견디며 역사와 문화를 품었지만 활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명품 섬, 찾아가고 싶은 섬, 어촌뉴딜 등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육지 사람들의 돈벌이 장이 되었을 뿐이다. 육지의 시각에서 육지 사람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섬 주민의, 섬 주민을 위한, 섬 주민에 의한 사업들이 아쉽다. 정주 여건과 접근성 개선을 위한 여객선 공영제는 아직도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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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도 2019년 도서발전지원조례가 제정되었고 도서발전지원센터도 설립되었다. 그러나 섬은 관광의 대상지일 뿐이다. 애인섬프로젝트다 도서특성화사업이다 수십억원씩을 투입했지만 섬은 활성화되지 않았고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주민들과 함께 기존 사업들을 평가하고 분석하여 보완해야 하지만 바닷바람에 쇠가 녹슬 듯 흉물스러운 흔적만 남았다. 연평도 포격 후 수천억원 대피시설을 새로 짓고 섬은 요새화되었지만 주민들의 트라우마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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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넘은 도서발전종합계획도 섬 주민들에게는 더 이상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이 추진되었지만 섬의 경관은 훼손되고 등산과 낚시,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사업은 각 섬의 고유 특성을 오히려 훼손했고 관 주도는 주민참여를 방해했다. 의료 등 공공서비스는 부족하고 떠밀려온 쓰레기는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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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섬의 가치를 바로 인식하자. 그 가치를 발굴하고 널리 알려 섬과 주민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자! 지질공원, 천연기념물, 해양보호구역과 습지보호구역, 점박이물범과 저어새, 인천 섬들의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연백의 은행나무와 볼음도의 은행나무이야기, 소청도와 기린도의 대리암이야기, 덕적도와 소청도, 황해도의 돌너와집이야기, 서해5도와 옹진반도, 황해도, 말도와 교동도, 그 섬에 사는 주민들의 삶이, 이야기와 문화가, 역사가 아직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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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로 멈춰버린 인천섬포럼을 다시 시작하자! 바다 속 보물선을 찾고 서해5도, 한강하구 보물섬들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자! 인천 섬들의 역사문화, 자연생태를 계승 발전하여 살고싶은 도시 인천의 디딤돌로 삼자! 전국의, 전세계의 섬과 해양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서해5도로 한강하구로 초대하여 인천경기만의 섬을 알리자! 유일한 분단국가, NLL과 중립수역의 인천 섬에서 세계평화의 마중물을 부어보자! 그러면 인천의 섬들은 남북교류협력, 동북아시아 평화정착의 등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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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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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