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번째 우보호시 후기 – 한강하구와 철책

2022년 3월 1일 | 우보호시

스물 두 번째 우보호시

○ 일시 : 2022년 2월 27일(일)
○ 코스 : 김포 성동마을입구삼거리 ~ 옛 강화교 ~ 김포씨사이드 CC ~ 쇄암리 ~ 부래도 ~ 덕포마을회관(약 10km, 3시간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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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돌기로 한 해안길 끝지점 김포 성동마을 가는 길. 올해는 그곳부터 소래포구까지 10번으로 나누어 걷는다.

오른쪽으로는 서구 제2, 제3-1매립장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연안부두를 만들기 위해 채석한 세어도의 뭉툭 잘려나간 어깨죽지와 그 앞 켬섬의 채석흔적이 잠수함 모양으로 남은 것이 보인다. 하나의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쪽 자연의 살점을 도려내야 한다.

성동나루가 있는 김포 성동마을 입구에 300살이 훌쩍 넘은 어르신 느티나무가 있다. 유사시 임금 피신의 나루로 사용했던 조선초기의 기록이 남아있는 걸 보면 뱃길의 무사 안녕과 마을의 풍요로움을 빌었을 터이다. 그리고 보았을 것이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누가 나라를 지켰는가를.

철책너머 보이는 옛강화교 밑을 맘껏 드나들 수 있었을 때를 주민들은 얼마나 그리워할까. 지금은 다리 기준 500m까지 밖에 못 올라간다하니 반쪽 나라임을 가장 절실히 느끼는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민간인이 드나들수 있는 북쪽 마지막 포구라는 더리미포구에는 옛 정취가 남아있을까.

염하를 따라 내려가는 길.
철책선 사이로 염하 너머에 강화당산ㆍ강화산성ㆍ마니산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장어와 새우잡이가 유명하다고 한다. 그런데 물 빠질 때 그물을 내리고 물 들어올 때 그물을 올리면 쓰레기가 물고기보다 많은 게 요즘 실정이라고. 그 쓰레기는 시에서 사는데 새우 잡아 3만원 벌면 쓰레기도 3만원 어치 나온단다. 장마철에만 쓰레기가 밀려온다는 건 옛말이 되었다. 우리가 걷는 중에도 곳곳에서 밀려온 쓰레기나 산적한 폐기물을 볼 수가 있었다.

잠깐 쉬는 곳이 마침 폐타이어로 참호를 지은 곳이었는데, 지금은 권장하지 않아서 점점 흙에 묻혀 사라지는 정책이 되었다.

멀리 광성보와 용두돈대가 보이는 쇄암리에서 휘돌아가는 손돌목의 물살을 본다. 임금의 피난길을 거들었지만 결국 임금의 손에 죽임을 당한 손돌이 지키고자 한건 무엇이었을까. 부래도와 덕포진 앞에 부서지는 물결이 눈부시다.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져 있다는 이 철책은 아름다운 풍경도 고운 물살도 삼켜버린다. 북에서 이 바다를 통해 내려오는 걸 막기 위함인지, 육지사람들이 바다로 나가는 걸 막으려는 건지 아리송하다. 철책을 따라 고성 끝까지 걸으면 통일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까.

인천의 해안길은 철책으로 둘러쳐져 있거나 매립중이거나 산업체가 들어서 있는 곳들이 많아서 척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인천 매립의 역사와 해안 쓰레기 그리고 점점 줄어드는 새들 역시 걸으면서 가슴 아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못 보던 새와의 조우와 함께 걷는 걸음에서 묻어나는 인천에 대한 관심, 그리고 우리가 우리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실천방법을 공유해보는 것이 걷는 이유라면 이유가 되려나.

/ 글 : 이영분(분이) 회원


인천녹색연합 회원모임 ‘우보호시’는 소의 걸음과 호랑이의 눈으로 현장 곳곳을 답사하는 모임입니다. 올해는 ‘인천 해안선’을 주제로 김포 성동마을에서 소래포구까지 총 10차례에 나누어 걷습니다. 매월 네번째 토요일에 진행합니다. 참여를 원하는 분들은 하늘다람쥐 010-7322-6033 으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