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가장 효과적인 해양쓰레기 저감 대책은
하천변과 산자락에 수많은 풀꽃들이 자라나고, 새들도 봄맞이로 분주하다. 그런 틈 사이에 빠지지 않고 보이는 것이 쓰레기다. 그나마 도심에 위치한 하천변은 관리가 되는 편이지만, 사람의 이용이 적거나 접근성이 좋지 않은 하천변에는 페트병과 비닐 등이 적지 않다.
심지어 규모가 제법되는 가전제품과 가구 등도 버려져 있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고속도로변엔 담배꽁초를 비롯해 운전자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모인다. 실제 고속도로변 10m 구간에서 수거한 담배꽁초만 300개가 넘었다. 고속도로 사면에는 비닐, 스티로폼 등 크고 작은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하천변 쓰레기는 바람에 날려서, 빗물을 따라서 하천으로 유입된다. 도로변 쓰레기도 빗물받이를 통해 역시 하천으로 흘러간다. 하천변과 도로변 쓰레기는 하천으로, 바다로 흘러 들어가 결국 해양쓰레기가 된다.
우리나라 해양쓰레기 발생원의 절반은 어구쓰레기, 나머지 절반은 하천유입쓰레기로 추정한다. 작년 국회에서 수산업법전부개정법률안이 통과돼 어구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기반은 마련됐다. 어구쓰레기 관리체계 구축과 함께 해양쓰레기 절반을 차지하는 하천유입쓰레기 관리방안도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한다.
강화의 한 어촌계에서 걷어올린 그물에는 물고기 반, 쓰레기 반이다. 조업시간보다 쓰레기를 골라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우리가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닐쓰레기가 대부분이다. 하천을 따라 흘러들어온 것이다. 비닐과 담배꽁초 등 쓰레기는 해양미세플라스틱이 돼 인간도 위협한다.
이제는 하천과 도로에서의 쓰레기 유입 차단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것이 절실하다. 쓰레기는 바다로 유입되면 더 이상 손쓰기 어렵다. 거꾸로 말하면, 하천과 도로에서 쓰레기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양쓰레기 저감정책이다.
하천과 도로에서의 쓰레기 차단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인천시 내부 부서간 협업이 필요하다. 또한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 하천변과 도로변 대청소를 시작으로 해양쓰레기 차단을 위한 인천시의 구체적인 행보를 바란다.
/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이 글은 2022년 4월 7일 경기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