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 낯익게 생물다양성 바라보기 1 – 양서류를 기록하다

2025년 4월 24일 | 생태계보전, 야생동식물

시작: 계양산친구들

도롱뇽과 개구리는 인천녹색연합과 연이 깊습니다. 여러 활동을 통해 양서류를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그 중 하나는 계양산에 골프장을 짓는 것을 막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롯데는 계양산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했습니다. 인천녹색연합은 몇몇 사람들이 골프를 치기 위해, 재벌 기업의 수익사업을 위해 계양산을 골프장으로 만들기 보다 원래 살던 생물들이 그대로 살 수 있게 계양산을 그대로 둬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양산에 어떤 생명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파악하고 알려야 했습니다. 2008년 인천녹색연합 회원들을 주축으로 시민생태조사단 ‘계양산친구들‘이 결성된 이유입니다. 계양산친구들은 도롱뇽과 개구리들이 계양산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사하고 알리면서 계양산 북사면 일대의 생태적 가치를 밝혔습니다.

결국 인천녹색연합을 포함한 시민사회와 많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롯데골프장 건설 계획은 취소되었습니다. 계양산에 살던 양서류들은 원래대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계양산에 살고 있는 양서류는 살던 곳에 그대로 살 수 있었지만, 터전을 잃고 쫓겨나거나 사라진 개구리도 있었습니다. 인천시 깃대종 금개구리의 이야기입니다.

철거민 금개구리

금개구리는 여러 차례 강제 이주를 당했습니다. 2007년 청라지구가 개발되면서 심곡천 하류로, 2009년 경 서창2지구가 개발되면서 장아산 남사면으로 쫓겨났습니다. 2014년에는 계양구 서운일반산업단지 개발로 심곡천변으로 또 쫓겨났습니다.

최근 계양 테크노밸리가 개발되면서 원래 이곳에 살던 금개구리들도 강제 이주 당했습니다. 인천녹색연합은 2019년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와 함께 계양 테크노밸리 계획부지에서 금개구리 서식 현황을 조사하여 서식 환경 보호가 필요함을 밝혔습니다. 추후 조사 결과 최소 3천마리 이상, 1만여마리의 금개구리가 살고 있었다고 추정되었습니다. 그 많던 금개구리들은 계양 테크노밸리 내의 대체 서식지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이주 당한 금개구리는 안전하게 살고 있을까요? 지금은 청라지구인 곳에서 쫓겨난 뒤 심곡천변에 살던 금개구리들은 2015년 제2외곽순환(인천-김포)고속도로와 직선화된 경인고속도로의 연결공사로 인해, 다시 한번 서식지를 훼손 당했습니다. 대체서식지로 옮겨진 다른 금개구리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예전처럼 잘 살고 있는지 알려진 바 없습니다.

양서류 모니터링단

2017년부터 인천녹색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다시 본격적으로 개구리와 도롱뇽을 찾아나섰습니다. 계양구, 남동구, 부평구, 연수구, 서구의 곳곳에서 양서류가 알을 낳고 성장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링단이 활동한 곳들은 서식지 자체가 아예 양서류가 살 수 없는 곳으로 바뀔만한 곳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알이나 올챙이를 채집해 가거나, 근처에 쓰레기를 버리고, 수풀을 예초하고, 등산화를 씻는 등 서식 환경을 교란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공원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양서류의 서식 환경이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양서류 모니터링단은 매년 1월부터 6월까지 모니터링 지점들을 매주 1회 방문하며, 우리 주변의 도롱뇽과 개구리가 잘 살고 있는지 꾸준히 살피고 있습니다. 또한 위협이 될만한 요소나 상황이 포착되면, 이로부터 양서류를 보호하도록 대응하고 있습니다.

양서류도 배제되지 않기를

계양산에 골프장을 지었다면, 금개구리가 강제 이주 당한 것에 대해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다면, 알과 올챙이를 채집하고, 서식 환경을 훼손하는 공원 정비 사업에 누구도 주의를 주지 않는다면 우리 주변의 양서류가 온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을 수 있을까요?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이 사람뿐 아니라 양서류와 다양한 생명체들이 더불어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짧게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 모니터링 활동을 지속해나가고 있습니다.

* <낯설게 낯익게 생물다양성 바라보기>는 인천녹색연합의 야생동식물 보호활동을 소개하고, 생물다양성의 개념을 정리,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글입니다. 2주 간격으로 총 15차례 연재 예정입니다.